3줄 요약
- 정부가 추석 성수품 할인에 1,030억 원을 씁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 다만 정부가 직접 대는 할인율은 20%이고, 한도는 업체별로 주 2만 원입니다.
- 한 주에 10만 원어치까지가 할인율이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그 위로는 비율이 떨어집니다.
역대 최대 1,030억 원, 최대 50% 할인. 9월 1일 정부가 내놓은 추석 민생안정대책 제목만 보면 장바구니 값이 절반으로 내려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자료의 뒤쪽 표를 펼치면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정부가 대는 할인은 20%이고, 한 사람이 한 업체에서 받는 금액은 주 2만 원까지입니다.
두 문장은 둘 다 맞습니다. 어긋나 보이는 이유는 최대 50%라는 숫자가 정부 돈만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가 정부 몫이고 어디부터가 매장 몫인지 갈라 보면, 이번 추석에 실제로 깎이는 금액이 보입니다.
정부가 대는 할인은 20%까지입니다
재정경제부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에는 별첨 자료가 붙어 있습니다. 그 안에 할인 지원 방법을 정리한 표가 있습니다.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항목의 할인율 칸에는 정부지원 20%에 매장 자체 할인을 더한다는 뜻으로 적혀 있습니다.
20%는 세금으로 깎아 주는 몫입니다. 뉴스에 나온 40~50%는 여기에 유통업체가 자기 돈을 더 얹었을 때 나오는 숫자입니다. 업체가 얹지 않으면 20%에서 끝납니다.
혜택 한도 칸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업체별 2만 원, 주 단위 한도 갱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한 업체에서 한 주에 받을 수 있는 정부 할인이 2만 원이라는 뜻입니다.
왜 20%에서 멈출까요
정부는 가격을 직접 내릴 수 없습니다. 사과값을 얼마로 하라고 정하지 못하니, 소비자가 낸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메워 주는 방식을 씁니다. 이때 정부 돈은 마중물입니다. 펌프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 유통업체 할인을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바가지 크기는 1,030억 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이 돈을 몇 사람이 나눠 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한을 겁니다. 상한이 없으면 큰 금액을 한 번에 쓰는 소수가 예산을 빠르게 소진하고, 뒤늦게 장을 보러 온 사람은 할인 자체를 못 받습니다.
한도 자체는 작년보다 올랐습니다. 자료에는 평시 1만 원이던 주간 한도를 이번에 2만 원으로 올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줄인 게 아니라 늘린 겁니다. 최대 50%라는 문구 옆에 놓여서 작아 보일 뿐입니다.
18.3만 톤 가운데 여섯 톤은 고기입니다
공급 물량도 쪼개 보면 인상이 달라집니다. 정부는 19대 성수품을 평시의 1.6배인 18.3만 톤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물량을 품목군으로 나눈 값이 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 품목군 | 공급량 | 대표 품목 |
|---|---|---|
| 축산물 | 11.1만 톤 | 소·돼지·닭고기, 계란 |
| 농산물 | 4.9만 톤 | 배추, 무, 사과, 배, 마늘, 양파 |
| 수산물 | 2만 톤 | 고등어, 명태, 오징어, 갈치 |
| 임산물 | 0.2만 톤 | 밤, 대추 |
전체 18.3만 톤 가운데 축산물이 11.1만 톤입니다. 열 톤 중 여섯 톤이 고기와 계란입니다. 배추와 사과, 배가 들어 있는 농산물은 4.9만 톤입니다.
품목마다 늘린 배율도 다릅니다. 계란은 평시의 2.4배, 사과와 배는 3배 이상, 밤과 대추는 9배 수준입니다. 반면 닭고기는 1.2배, 소고기는 1.3배입니다. 차례상에 올릴 과일을 사러 간다면 공급이 크게 늘어난 쪽이고, 소고기를 사러 간다면 늘어난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쪽입니다.
수산물은 방식이 다릅니다. 정부가 쌓아 둔 비축 물량 2만 톤을 시중가보다 최대 40% 낮은 가격으로 풀어 놓습니다. 고등어와 명태는 평시보다 3배 이상 늘려 내놓습니다.
그래서 내 지갑에는 얼마가 돌아올까요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부터 계산해 보겠습니다. 정부지원 20%에 주 2만 원 상한이 걸려 있으니, 한도를 정확히 채우는 금액은 10만 원입니다. 10만 원의 20%가 2만 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위입니다. 20만 원어치를 한 주에 몰아 사도 정부가 대는 돈은 그대로 2만 원입니다. 그러면 실제 할인율은 10%로 내려갑니다.
아래 표는 정부가 발표한 표가 아닙니다. 원문에 적힌 정부지원 20%와 업체별 주 2만 원, 이 두 숫자로 계산한 값입니다. 유통업체가 얹는 자체 할인은 업체마다 달라서 넣지 않았습니다.
| 그 주에 산 금액 | 정부가 대는 할인 | 실제 할인율 |
|---|---|---|
| 5만 원 | 1만 원 | 20.0% |
| 10만 원 | 2만 원 | 20.0% |
| 15만 원 | 2만 원 | 13.3% |
| 20만 원 | 2만 원 | 10.0% |
| 30만 원 | 2만 원 | 6.7% |
여기서 나오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몰아서 한 번보다 나눠서 여러 주가 유리합니다. 한도가 주 단위로 갱신되기 때문입니다. 농축산물 할인 기간은 9월 3일부터 23일까지이고, 수산물은 9월 9일부터 10월 4일까지입니다. 다만 주 단위를 어느 요일부터 세는지는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아, 자주 가는 매장에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통시장은 계산법이 아예 다릅니다.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농축산물과 수산물 각 300개 시장에서 구매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현장 환급합니다. 자료에 기준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3만 4천 원에서 6만 7천 원 사이를 사면 1만 원, 6만 7천 원 이상 사면 2만 원입니다.
이 환급은 기간 안에 한 번뿐입니다. 주 단위로 갱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6만 7천 원어치를 사면 환급 비율이 약 30%지만, 20만 원어치를 사면 10%로 떨어집니다. 시장에서는 한 번에 6만 7천 원 언저리를 맞추는 쪽이 비율로는 가장 유리합니다.
제로페이 모바일상품권도 1인 최대 2만 원, 기간 안에 한 번입니다. 할인율은 최대 20%입니다. 판매하는 날이 정해져 있습니다. 농축산물은 9월 7일부터 20일까지, 수산물은 9월 3일부터 10월 1일까지 매주 목요일입니다.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은 전통시장 온라인몰입니다. 농축산물 30% 할인에 한도가 3만 원이고, 주 단위로 갱신되며, 연중 상시 운영됩니다. 추석 기간에만 열리는 창구가 아닙니다.
디지털온누리상품권은 성격이 다릅니다. 평소에는 월 100만 원까지 7% 할인으로 삽니다. 100만 원을 사면 7만 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9월 16일부터 20일까지는 여기에 20만 원을 10% 할인으로 더 살 수 있습니다. 다 채우면 120만 원어치에 9만 원을 아낍니다.
다만 이건 깎아 주는 돈이 아니라 미리 사 두는 돈입니다. 120만 원을 상품권으로 묶어 둘 여유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쓸 곳이 마땅치 않으면 아낀 9만 원보다 묶인 111만 원이 더 아깝습니다.
연휴에 움직이는 사람에게 붙는 혜택도 있습니다.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KTX 운임이 10% 내려갑니다. 같은 기간 영상통화가 무료입니다. 알뜰폰도 포함되지만 선불폰은 안 됩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이 나흘 동안 평일 요금이 적용됩니다.
정부가 자기 자료에 적어 둔 경고
이 대책이 물가를 잡을지는 9월과 10월 숫자를 봐야 압니다. 그런데 정부는 자기 자료에 힌트를 하나 남겨 놨습니다.
별첨 자료의 물가 항목에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별로 적혀 있습니다. 1월 2.0%, 2월 2.0%,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 7월 2.8%입니다. 봄에 3%를 넘겼다가 7월에 내려온 흐름입니다.
그 아래 각주가 중요합니다. 8월 물가는 작년 통신비 할인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가 0.6%p 작용해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대책을 내놓는 정부가 다음 달 숫자는 다시 오를 거라고 스스로 밝혀 둔 셈입니다.
기저효과는 비교 대상이 낮으면 올해 숫자가 커 보이는 현상입니다. 작년 8월에 통신비를 깎아 줘서 그때 물가가 낮게 찍혔다면, 올해 8월은 값이 실제로 오르지 않아도 상승률이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8월 물가가 올랐다는 소식이 나와도 장바구니 값이 그만큼 뛰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볼 칸은 두 개입니다. 전체 상승률이 아니라 농축수산물 항목, 그리고 통신비를 빼고 봤을 때의 흐름입니다. 이 두 칸이 함께 내려가야 이번 대책이 먹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확인해 둘 것
- 자주 가는 마트의 회원 가입 여부. 오프라인 자동 할인은 회원 가입이 필요하다고 자료에 적혀 있습니다.
- 장보기를 주 단위로 쪼갤 수 있는지. 한도가 주마다 갱신됩니다.
- 9월 16일부터 20일 사이에 전통시장에 갈 수 있는 날. 현장 환급과 디지털온누리 추가 할인이 이 닷새에 몰려 있습니다.
- 선물세트를 살 계획이라면 날짜. 과일·한우·제수용품은 9월 10일부터 24일까지, 수산물은 9월 7일부터 10월 4일까지입니다.
- 연휴 이동 계획.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최대 50% 할인은 과장인가요?
과장은 아닙니다. 정부지원 20%에 유통업체 자체 할인이 더해지면 40~50%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절반 이상이 업체 몫이라 품목과 매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부가 보장하는 부분은 20%입니다.
한도 2만 원은 사람 기준인가요, 매장 기준인가요?
항목마다 다릅니다. 마트와 온라인 할인은 업체별 2만 원에 주 단위 갱신으로, 전통시장 현장 환급과 제로페이는 1인당 최대 2만 원에 기간 내 1회로 적혀 있습니다. 매장별 세부 적용 방식까지는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아, 이용 전에 해당 매장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은 아무 시장에서나 받나요?
아닙니다. 농축산물과 수산물 각 300개 시장이 대상이고, 기간은 9월 16일부터 20일까지입니다. 작년에는 각 200개 시장이었습니다.
1,030억 원은 큰 돈입니다. 다만 그 돈이 지갑에 닿는 통로는 채널마다 다르고, 날짜도 다르고, 한도도 다릅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1,030억이 아니라 2만 원과 주 단위, 이 두 조건입니다. 두 조건을 알고 장을 보는 사람과 모르고 보는 사람 사이에서 몇 만 원이 갈립니다.
7월 물가가 2.8%로 내려왔는데도 체감이 그대로였던 이유는 근원물가를 따로 뜯어본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추석 할인 말고도 놓치기 쉬운 제도를 찾고 싶다면 정부지원금을 어디서 확인하는지 정리한 글이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