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33.3포인트로 한 달 새 1.9% 올랐습니다.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이 모두 올랐습니다.
- 그중 설탕만 한 달 새 11.9% 뛰었습니다. 반대로 유제품은 1년 전보다 21.7% 낮습니다.
- 같은 8월 국내 신선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7% 내렸습니다. 오르는 바구니와 내리는 바구니가 따로 있습니다.
물가 이야기가 나오면 방향은 하나로 굳어집니다. 오른다는 쪽입니다.
9월 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전한 국제 식량가격도 그랬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3포인트였습니다. 한 달 전보다 1.9% 올랐습니다.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이 전부 올랐습니다.
그런데 같은 보도자료 아래쪽에 문장 하나가 걸립니다. 8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5% 하락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국제 식량가격은 오르는데 국내 밥상은 싸졌습니다. 두 문장 모두 사실입니다. 왜 동시에 참인지가 이 글의 질문입니다.
8월에 무슨 숫자가 나왔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4개 품목의 국제 거래 가격을 모아 만든 숫자입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을 100으로 놓고 잽니다. 133.3이면 그 시절보다 33% 비싸다는 뜻입니다.
올해 흐름을 보면 4월 131.0, 6월 130.1, 7월 130.8이었습니다. 8월에 133.3으로 올라 올해 최고치가 됐습니다.
다만 전체 숫자만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품목군을 하나씩 벌려 놓으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 품목군 | 8월 지수 | 전월 대비 | 1년 전 대비 |
|---|---|---|---|
| 곡물 | 116.3 | +2.2% | +10.1% |
| 유지류 | 196.9 | +0.6% | +16.4% |
| 육류 | 127.9 | +1.0% | +0.1% |
| 유제품 | 119.2 | +2.3% | -21.7% |
| 설탕 | 106.4 | +11.9% | +2.7% |
| 전체 | 133.3 | +1.9% | +2.5% |
전체는 1.9% 올랐습니다. 그런데 설탕은 11.9% 올랐습니다. 여섯 배가 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더 벌어집니다. 유지류는 16.4% 비싸졌는데 유제품은 21.7% 싸졌습니다. 이 둘을 섞은 값이 전체의 2.5%입니다. 평균 하나만 보면 38%포인트짜리 격차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설탕만 11.9% 뛴 이유는 무엇인가
FAO는 원인을 네 갈래로 적었습니다. 모두 공급이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유럽연합의 고온·건조로 사탕무 수확량 전망이 낮아졌습니다. 재배 면적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전망입니다.
- 아시아 주요 생산국은 엘니뇨 관련 기상 여건에 생산이 묶여 있습니다.
- 브라질 중남부 핵심 산지의 설탕 생산이 줄었습니다.
- 인도가 무관세 원당 수입을 발표한 것도 국제 가격을 밀어 올렸습니다.
곡물도 비슷합니다. 국제 밀 가격은 한 달 새 2.6% 올랐고, 1년 전보다는 15.0% 높습니다. 흑해 지역 수출 물류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일부 지역의 고온·건조로 생산 전망이 나빠진 영향입니다.
반면 유제품이 1년 전보다 크게 낮은 이유는 이번 자료에 따로 설명돼 있지 않습니다. 8월 한 달만 보면 탈지분유가 3.0%, 전지분유가 2.4% 올라 지수를 되돌렸습니다.
국제 가격은 오르는데 왜 국내 장바구니는 쌌을까
답은 간단합니다. 두 숫자가 세는 바구니가 다릅니다.
장바구니를 두 개로 나눠 보겠습니다. 하나는 배로 실려 오는 원료 바구니입니다. 밀, 옥수수, 팜유, 원당, 분유가 들어 있습니다. FAO가 재는 게 이 바구니입니다.
다른 하나는 밭에서 오는 신선 바구니입니다. 배추, 사과, 돼지고기가 들어 있습니다. 국내 농축산물 물가가 재는 게 이쪽입니다.
원료 바구니 값은 가공식품과 외식으로 흘러들어 옵니다. 다만 곧바로 오지 않습니다. 원료를 사서 배로 옮기고, 공장에서 만들고, 매대에 올리는 동안 시간이 걸립니다. 신선 바구니 값은 그해 작황이 바로 결정합니다.
8월 국내 숫자를 쪼개 보면 이 구분이 그대로 보입니다.
| 8월 국내 물가 항목 | 1년 전 대비 |
|---|---|
| 전체 소비자물가 | +3.1% |
| 생활물가 중 식품 | +0.8% |
| 생활물가 중 식품 이외 | +4.8% |
| 신선식품 | -6.7% |
| 신선채소 | -9.8% |
| 신선과실 | -10.0% |
| 신선어개 | +4.1% |
전체 물가는 3.1% 올랐습니다. 그런데 생활물가 안에서 식품은 0.8%만 올랐고 식품 이외는 4.8% 올랐습니다. 지갑을 얇게 만든 쪽은 먹을거리가 아니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을 칸이 있습니다.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6.7% 쌉니다. 그런데 지난달과 비교하면 3.0% 올랐습니다. 작년보다는 싸지만 지금은 오르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바뀔까
지금 지갑에서 벌어지는 일은 두 방향입니다. 한쪽은 덜 나가고 한쪽은 더 나갑니다.
아래 표의 월 지출액은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계산을 위해 세운 가정입니다. 변동률만 실제 통계입니다.
| 항목 | 월 지출 가정 | 1년 전 대비 | 한 달 차이 |
|---|---|---|---|
| 신선식품(채소·과일·생선) | 25만 원 | -6.7% | 약 1만 6,750원 덜 |
| 식품 이외 생활비 | 60만 원 | +4.8% | 약 2만 8,800원 더 |
| 합계 | – | – | 약 1만 2,050원 더 |
장을 볼 때 체감이 엇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사과와 배추는 확실히 싸졌는데 월말 잔고는 그대로입니다. 먹을거리에서 아낀 1만 6천 원을 그 밖의 지출이 도로 가져갔기 때문입니다.
한 달 1만 2,050원이면 한 해로는 약 14만 원입니다. 큰돈은 아닙니다. 다만 방향을 알면 어디를 조일지가 정해집니다.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국제 원료값이 오른 부분은 아직 매대에 다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1년 전보다 유지류는 16.4%, 곡물은 10.1% 비쌉니다. 튀김유, 밀가루, 원당이 들어가는 품목이 여기 걸립니다. 과자, 빵, 라면, 음료, 그리고 외식이 그렇습니다.
다만 국제 원료값이 몇 퍼센트 오르면 국내 제품값이 몇 퍼센트 오르는지를 보여 주는 공식 수치는 이번 자료에 없습니다. 원료비가 제품값에서 차지하는 비중, 환율, 재고, 업체 결정이 모두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방향만 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제품은 1년 전보다 21.7% 낮습니다.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쪽에는 압력이 덜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육류 국제가격도 1년 전과 견주면 0.1% 차이로 거의 제자리입니다.
방향이 바뀌는지는 무엇을 보면 아나
FAO가 같은 자료에 붙여 놓은 내년 곡물 수급 전망이 관찰 지점입니다.
| 2026/27년 세계 곡물 | 전망치 | 전년 대비 |
|---|---|---|
| 생산량 | 2,979.8백만 톤 | -2.0% |
| 소비량 | 2,965.5백만 톤 | +0.2% |
| 기말 재고량 | 947.2백만 톤 | +0.2% |
| 밀 생산량 | 810.7백만 톤 | -3.8% |
생산은 2.0% 줄어드는데 소비는 0.2% 늘어납니다. 그런데도 재고는 아직 0.2%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쌓아 둔 곡식이 아직 버텨 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볼 칸은 기말 재고량입니다. 이 숫자가 다음 발표에서 줄어드는 쪽으로 돌아서면 완충이 얇아졌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밀 생산 전망이 위로 수정되면 압력이 풀립니다. FAO는 이 지수를 매월 발표합니다.
국내에서는 신선식품지수의 전월 대비 값을 보면 됩니다. 8월에 이미 3.0% 올랐습니다. 이 오름세가 이어지는지가 가을 장바구니를 가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 채소와 과일은 지금이 1년 중 유리한 구간입니다. 오래 두고 먹을 것은 지금 사 두는 편이 낫습니다.
- 과자·라면·음료처럼 수입 원료가 많이 들어간 품목은 할인 행사 때 미리 채워 두면 도움이 됩니다.
- 가계부에서 식비와 식비 이외를 나눠 적어 두면 어디서 새는지 한 달 만에 보입니다.
- 외식비는 원료값 상승이 가장 늦게, 가장 오래 반영되는 항목입니다. 횟수를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오르면 바로 장바구니가 비싸지나요?
바로는 아닙니다. 이 지수는 국제 거래 가격을 잽니다. 국산 채소와 과일 값은 국내 작황이 결정합니다. 국제 가격은 수입 원료를 쓰는 가공식품과 외식으로 시간을 두고 넘어옵니다.
지수 133.3포인트는 무슨 뜻인가요?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 가격을 100으로 놓은 값입니다. 133.3이면 그 시기보다 33% 높다는 뜻입니다. 금액이 아니라 비교용 눈금입니다.
설탕값이 오르면 제 지갑에서 뭐가 달라지나요?
원당은 음료, 과자, 빵, 소스에 두루 들어갑니다. 다만 국제 원당값이 오른 만큼 제품값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자료에는 그 전달 비율이 나오지 않아, 오를 압력이 쌓였다는 것까지만 확인됩니다.
지금 마트에서 느끼는 싸다는 감각은 국내 밭에서 온 것입니다. 반대로 아직 오지 않은 청구서는 배로 실려 오는 중입니다. 두 바구니가 따로 움직이는 동안에는, 평균 하나만 보면 어느 쪽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국제 원자재값이 국내 물가로 넘어오는 경로가 더 궁금하다면 수입물가지수를 정리한 글이 도움이 됩니다. 8월 소비자물가에서 정작 지갑을 얇게 만든 항목이 무엇이었는지는 8월 소비자물가를 뜯어본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명절 장보기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추석 할인 지원을 다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 「2026 직장인 월급 방어 올인원」을 무료로 드립니다
물가가 오를 때 월급을 지키는 방법은 더 버는 것보다 새는 돈을 막는 쪽이 빠릅니다. 4대보험과 세금으로 얼마가 빠져나가는지, 연말정산에서 무엇을 놓치는지, 대출 이자를 어떻게 줄이는지를 20가지 계산법으로 51쪽에 정리했습니다. 연봉별 실수령액표 81행과 계산 엑셀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그냥 받아 가시면 됩니다. 가입도, 이메일도 안 받습니다. 서재에서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