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2027년부터 실업급여 보험료율이 노동자와 회사 각각 0.1%p 오릅니다. 내 몫은 0.9%에서 1.0%가 됩니다.
- 구직급여는 주 7일에서 주 6일 지급으로 바뀝니다. 그런데 총 지급액과 총 지급일수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 연봉 4,000만 원이면 보험료가 한 해 약 3만 7,600원 더 나갑니다. 실업급여는 매달 덜 받고 더 오래 받게 됩니다.
급여명세서에서 가장 작은 숫자가 고용보험료입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작은 칸이 내년에 움직입니다. 고용노동부가 9월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심의했습니다. 노사와 전문가가 9개월간 16차례 논의한 결과를 반영한 안입니다.
발표에서 눈에 먼저 들어오는 문장은 이것입니다. 구직급여 지급방식을 주 7일에서 주 6일로 바꾼다.
하루를 뺀다니 실업급여가 깎이는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문단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총 지급액과 총 지급일수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하루를 빼는데 총액은 그대로입니다. 두 문장이 어떻게 같이 참인지부터 풀어야 합니다.
하루를 빼는데 총액이 그대로인 이유
구직급여는 날짜로 셉니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과 나이에 따라 120일에서 270일까지 받습니다. 이 일수가 유지됩니다.
달라지는 것은 그 일수를 세는 속도입니다. 지금은 한 주에 7일씩 깎여 나갑니다. 앞으로는 무급휴일을 빼고 한 주에 6일씩만 깎입니다.
통장 잔고를 물통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물통 크기는 그대로입니다.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는 것입니다. 물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천천히 나옵니다.
숫자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아래는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지급일수를 주 6일로 나눠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 총 지급일수 | 현행 (주 7일) | 개편 후 (주 6일) | 늘어나는 기간 |
|---|---|---|---|
| 120일 | 달력 120일 | 달력 140일 | 20일 |
| 270일 | 달력 270일 | 달력 315일 | 45일 |
대신 한 달에 들어오는 돈은 줄어듭니다. 7일치 받던 것을 6일치 받으니 월 수령액은 약 14% 줄어듭니다. 받는 기간은 약 17% 늘어납니다.
총액이 같아도 체감은 다릅니다. 월세와 관리비는 달마다 같은 금액이 나갑니다. 실직 기간의 현금흐름을 짤 때는 총액이 아니라 월 수령액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왜 22년 만에 이걸 손대나
고용노동부가 밝힌 이유는 기준의 어긋남입니다.
구직급여가 도입된 1995년에는 주 6일 근무가 보편적이었습니다. 임금도 구직급여도 7일 기준으로 맞아떨어졌습니다. 2004년에 주 5일 근무가 들어오면서 임금은 5일치가 됐는데 구직급여는 7일치로 남았습니다.
그 결과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사람은 일할 때 받는 임금보다 구직급여가 더 많아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2025년 10월 감사원도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상한액 계산도 바뀝니다. 지금까지 상한액은 정해진 금액으로 고정돼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하한액에 연동됩니다. 연동 비율은 103%입니다. 2026년 상한액과 하한액의 격차가 3.1%인 점을 고려한 값입니다.
상한이 하한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 역전이 왜 생겼는지는 2027년 최저임금을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짜 바뀌는 칸은 급여명세서에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실직해야 받습니다. 보험료는 매달 나갑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체감되는 변화는 이쪽입니다.
현재 실업급여 보험료율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2조는 이 요율을 1천분의 18, 곧 1.8%로 적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3조는 근로자가 그 2분의 1을 부담한다고 정합니다. 내 몫이 0.9%인 이유입니다.
2027년에는 노동자와 사용자 몫이 각각 0.1%p 오릅니다. 내 부담은 0.9%에서 1.0%가 되고, 실업급여계정 요율은 2.0%가 됩니다.
0.1%p는 작아 보입니다. 금액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식대 월 20만 원을 비과세로 빼고 계산한 값입니다. 비과세 금액은 사람마다 달라 가정치입니다.
| 연봉 | 현재 (0.9%) | 2027년 (1.0%) | 월 차이 | 연 차이 |
|---|---|---|---|---|
| 3,000만 원 | 20,700원 | 23,000원 | 2,300원 | 27,600원 |
| 4,000만 원 | 28,200원 | 31,333원 | 3,133원 | 37,600원 |
| 5,000만 원 | 35,700원 | 39,667원 | 3,967원 | 47,600원 |
연봉 4,000만 원이면 한 해 3만 7,600원입니다. 점심 두 끼 값입니다. 다만 회사도 같은 금액을 더 냅니다. 회사 부담까지 합치면 한 사람당 연 7만 5,200원이 늘어납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실수령액은 이런 0.1%p들이 쌓여서 정해집니다. 내 급여명세서의 고용보험 칸이 지금 얼마인지 모른다면, 내년에 얼마가 바뀌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적립금 1.8조인데 왜 돈이 모자란가
보험료를 올리는 이유는 기금이 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도 표면 숫자와 속 숫자가 따로 있습니다.
| 실업급여계정 2025년 | 금액 |
|---|---|
| 수입 | 15.7조 원 |
| 지출 | 17.4조 원 |
| 재정수지 | -1.8조 원 |
| 적립금 (표면) | 1.8조 원 |
| 실적립금 (차입금 7.7조 반영) | -6조 원 |
적립금이 1.8조 원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7.7조 원이 따로 있습니다. 빚을 빼면 마이너스 6조 원입니다. 통장에 돈이 있는 게 아니라 빌려서 메우고 있었습니다.
지출이 늘어난 곳은 분명합니다.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2022년 2.1조 원에서 2025년 4.3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3년 만에 두 배가 넘습니다.
실패해서 늘어난 게 아닙니다. 2025년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8만 4천 명으로 전년보다 39.1% 늘었습니다. 남성 수급자는 6만 7천 명으로 60.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여성 고용률은 61.4%에서 63.0%로, 합계출산율은 0.72명에서 0.8명으로 올랐습니다.
제도가 작동해서 돈이 나갔고, 그 돈이 실업급여 통장에서 나갔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2028년에 (가칭)「일·가정 양립 계정」을 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재원은 노사정이 함께 부담합니다.
조기재취업수당 기준이 크게 조여집니다
지출을 줄이는 쪽에서 가장 크게 움직인 숫자는 여기입니다.
조기재취업수당은 구직급여를 받다가 일찍 취업하면 남은 급여의 일부를 주는 제도입니다. 지금은 재취업한 일자리의 월 소득이 574만 원 이상이면 수당을 주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 제외 기준이 월 300만 원 이상으로 내려갑니다. 574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기준선이 절반 가까이 낮아집니다.
월 300만 원이면 연봉으로 3,600만 원 언저리입니다. 이직에 성공한 평범한 직장인 상당수가 이 선 위에 있습니다. 정부가 든 이유는 수당이 없어도 어차피 재취업했을 사람에게까지 돈이 나가는 낭비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면 확정인지 알 수 있나
아직 확정이 아닙니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마련한 개편 방안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법률과 하위법령 개정을 목표로 국회 입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험료율은 시행령에 적혀 있으므로 시행령이 바뀌어야 실제로 오릅니다.
볼 곳은 두 군데입니다. 국회의 고용보험법 개정 처리, 그리고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2조의 숫자입니다. 지금 1천분의 18로 적힌 그 자리가 1천분의 20으로 바뀌면 확정입니다.
노무제공자 쪽도 함께 움직입니다. 보험설계사와 방과후학교 강사 등 4개 직종은 2027년 1월부터 적용 범위가 넓어집니다. 이후에는 국세청에 소득이 신고되는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전반으로 확대를 추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금 실업급여를 받는 중인데 내년에 주 6일로 바뀌나요?
적용 시점은 법률과 하위법령 개정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이번 발표 자료에는 기존 수급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확정된 뒤에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료가 오르면 실업급여도 더 받나요?
구직급여 총액은 그대로입니다. 오른 보험료는 모성보호급여 재원과 기금 재정을 메우는 데 쓰입니다. 정부는 노사의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일반회계 전입을 늘려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 급여명세서에서 고용보험료는 어디를 보면 되나요?
공제 항목에 고용보험으로 적혀 있습니다. 비과세를 뺀 보수월액에 0.9%를 곱한 금액입니다. 식대처럼 비과세로 빠지는 항목은 보험료 계산에서 아예 제외됩니다.
0.1%p는 하루로 치면 100원도 안 되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런 칸이 급여명세서에 여러 개 있고, 대부분은 자기 명세서에서 그 칸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내년에 무엇이 얼마나 바뀌는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거기서 갈립니다.
연봉별로 4대보험과 세금을 뺀 실수령액이 얼마인지는 2026년 연봉 실수령액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월급은 올랐는데 살림이 그대로인 이유가 궁금하다면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을 비교한 글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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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룬 4대보험 요율은 2부 「내 월급의 진짜 구조」에 계산 순서까지 풀어 두었습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장기요양·고용보험을 어떤 순서로 곱해야 하는지, 비과세를 어디서 빼는지를 한 장으로 정리했습니다. 연말정산·대출·퇴직금까지 새는 돈을 막는 20가지 계산법, 51쪽입니다.
연봉 2,000만 원부터 1억 원까지 81행 실수령액표와, 숫자만 넣으면 되는 계산 엑셀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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