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입주자저축은 주택법이 정한 청약통장의 공식 이름입니다. 지금 새로 가입할 수 있는 입주자저축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하나뿐입니다.
- 국토교통부가 9월 23일, 옛 청약예금·부금·저축을 종합저축으로 바꿀 수 있는 기한을 2027년 9월 30일까지 1년 연장했습니다.
- 같은 자료 안에서 금리는 옛 가입기간을 인정하고, 청약 순위는 새로 열린 주택 유형에 한해 전환일부터 다시 셉니다.
청약통장을 갈아타면 그동안 쌓은 게 통째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20년을 부은 통장이니 20년어치가 그대로 옮겨가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9월 23일 낸 참고자료를 보면, 같은 전환 한 번으로 금리는 옛 기간을 인정받고 청약 순위는 그날부터 다시 셉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왜 한 통장 안에서 시계가 두 개로 갈라지는지가 이 글의 질문입니다.
입주자저축은 청약통장의 법적 이름입니다
입주자저축은 주택법 제56조에 나오는 말입니다. 조문은 “국토교통부장관은 주택을 공급받으려는 자에게 미리 입주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저축하게 할 수 있다”고 적고, 그 저축을 입주자저축이라 부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한 줄 더 못을 박습니다. “입주자저축이란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하여 가입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말한다.”
즉 지금 법이 인정하는 입주자저축은 주택청약종합저축 한 종류입니다. 한 사람이 한 계좌만 가질 수 있다는 조항도 같은 조 제4항에 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청약통장”이라 부르는 것을 공고문과 법령은 “입주자저축”이라고 씁니다. 이 이름을 모르면 모집공고문 앞부분을 통째로 건너뛰게 됩니다.
문제는 옛 통장입니다. 지금의 종합저축이 나오기 전에는 청약통장이 셋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청약예금은 민영주택, 청약부금은 85제곱미터 이하 민영주택, 청약저축은 국민주택. 각자 자기 문 하나만 열 수 있는 열쇠였습니다. 이 옛 통장을 지금의 종합저축으로 바꿔 주는 제도가 2024년 10월부터 돌아가고 있고, 그 기한이 이번에 늘어난 것입니다.
전환 기한이 이달 말에서 내년 9월 30일로 밀렸습니다
국토교통부는 9월 23일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전환 기한을 2026년 9월 30일에서 2027년 9월 30일로 1년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이번 달 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옛 통장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1년이 통째로 생긴 셈입니다.
전환하면 열 수 있는 문이 둘로 늘어납니다. 청약예금만 있던 사람은 국민주택에도, 청약저축만 있던 사람은 민영주택에도 청약할 수 있게 됩니다. 신청은 기존 가입 은행 영업점이나 모바일 앱에서 합니다. 청약예금·부금 가입자는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 9곳(경남·국민·기업·농협·부산·신한·우리·하나·iM뱅크) 가운데 원하는 곳을 골라 옮길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손해 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자료의 두 문장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금리 시계와 순위 시계가 따로 도는 이유
보도참고자료의 첫 문장은 금리 이야기입니다. 종전 가입기간을 금리 산정에 인정해, 전환하자마자 최고금리를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순위 이야기입니다. 종전 통장으로 청약할 수 있었던 주택 유형에는 기존 가입기간과 납입실적을 그대로 인정하지만, 전환으로 새로 청약할 수 있게 된 유형에는 전환 이후의 가입기간과 납입실적부터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두 문장이 모순처럼 보이지만, 금리와 순위가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금리는 내가 은행에 돈을 맡긴 기간에 대한 값입니다. 통장 이름이 바뀌어도 돈이 은행에 머문 시간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반면 청약 순위는 그 주택 유형 앞에 줄을 선 기간입니다. 민영주택 줄에만 서 있던 사람이 국민주택 줄로 옮겨오면, 그 줄에서는 방금 선 사람입니다.
줄이 두 개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옛 통장은 한 줄만 설 수 있는 표였고, 전환은 그 표를 두 줄 모두 설 수 있는 표로 바꿔 주는 일입니다. 원래 서 있던 줄에서의 자리는 그대로 지킵니다. 새로 들어간 줄에서는 맨 뒤입니다. 그리고 은행에 맡긴 돈에 붙는 이자는 줄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전환 즉시 3.1%”는 아직 고시에 없습니다
헤드라인 숫자와 조문을 나란히 놓으면 한 칸이 비어 있습니다. 현재 시행 중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이자율 및 운영에 관한 고시」(2026년 1월 1일 시행, 국토교통부고시 제2025-976호)는 이자율을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 가입일부터 해지까지 기간 | 적용 이자율 |
|---|---|
| 1개월 이내 | 이자 없음 |
| 1개월 초과 1년 미만 | 연 2.3% |
| 1년 이상 2년 미만 | 연 2.8% |
| 2년 이상 | 연 3.1% |
조문의 기준은 “가입일부터”입니다. 지금까지 전환한 사람은 옛 통장의 가입일이 아니라 종합저축 가입일로 계산됐습니다. 20년 부은 통장을 옮겨도 이자율 시계는 0부터 돌았다는 뜻입니다. 이번에 바꾸겠다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이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적었고, 근거가 될 고시 개정 시점을 10월로 밝혔습니다. 9월 24일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온 고시에는 종전 가입기간을 인정한다는 조항이 아직 없습니다. 개정문이 나오기 전까지는 전환 즉시 3.1%가 아니라 예정된 계획입니다. 개정 뒤 기존 전환 가입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개정문을 봐야 알 수 있고, 이번 참고자료에는 그 적용 방식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걸려 있나요?
돈이 갈리는 지점은 둘입니다. 하나는 통장을 해지할 때 받는 이자, 다른 하나는 당첨 확률입니다.
먼저 이자입니다. 청약통장 이자는 해지할 때 한 번에 받습니다. 당첨돼서 해지하는 순간이 곧 정산하는 순간입니다. 아래 표는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가정을 넣은 계산입니다. 잔액 1,000만 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단리로만 붙는다고 놓고, 전환 뒤 언제 해지하느냐에 따라 이자가 어떻게 갈리는지 본 것입니다.
| 전환 뒤 해지 시점 | 옛 기간 인정 안 될 때 | 옛 기간 인정될 때 | 차이 |
|---|---|---|---|
| 6개월 뒤 | 연 2.3% → 11만 5천 원 | 연 3.1% → 15만 5천 원 | 4만 원 |
| 1년 뒤 | 연 2.3% → 23만 원 | 연 3.1% → 31만 원 | 8만 원 |
| 2년 뒤 | 연 3.1% → 62만 원 | 연 3.1% → 62만 원 | 없음 |
표의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이자 혜택은 전환하고 2년 안에 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에게만 생깁니다. 2년을 넘기면 어차피 3.1%라 차이가 없습니다. 전환하자마자 당첨된 사람, 급하게 돈을 빼야 했던 사람이 그동안 손해를 봤고 그 구멍을 메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액수는 잔액에 비례하니 통장에 1,500만 원이 들어 있다면 1년 기준 차이는 12만 원쯤 됩니다.
두 번째가 훨씬 큽니다. 청약저축만 들고 있던 직장인이 전환해 민영주택을 노린다고 해 봅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8조는 민영주택 1순위 요건을 이렇게 정합니다. 수도권은 가입 1년, 수도권 밖은 6개월,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은 2년입니다. 규제지역은 여기에 세대주일 것, 과거 5년 이내 당첨자 세대가 아닐 것 같은 조건이 더 붙습니다.
새로 열린 문이라 이 기간을 전환일부터 셉니다. 오늘 전환해도 수도권 민영주택 1순위는 내년 이맘때, 규제지역이라면 2028년 가을입니다. 게다가 가입기간만 채운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조문은 지역과 면적에 따라 정해진 예치기준금액을 납입할 것도 함께 요구합니다.
반대 방향은 더 험합니다. 청약예금 가입자가 전환해 국민주택을 노리는 경우입니다. 규칙 제27조는 국민주택 1순위를 수도권 가입 1년·12회 납입, 수도권 밖 6개월·6회, 규제지역 2년·24회로 정합니다. 여기까지는 기다리면 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1순위 안에서 경쟁이 붙으면 40제곱미터를 초과하는 주택은 저축총액이 많은 사람부터 뽑습니다. 그런데 이 저축총액도 전환 이후 넣은 돈부터 쌓입니다. 월납입금은 규칙 제9조상 2만 원 이상 50만 원 이하이니, 새로 시작한 사람이 수천만 원을 쌓아 온 사람을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다행히 원래 서 있던 줄은 손해 보지 않습니다. 민영주택 가점제에서 통장 가입기간 점수를 계산할 때, 규칙 제2조제8호 다목은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을 해지하는 즉시 그 납입금을 종합저축에 넣은 경우 옛 가입기간을 합산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민영주택을 보고 청약예금을 부어 온 사람이라면, 전환해도 가점은 그대로라는 뜻입니다.
무엇을 보면 방향을 알 수 있나요?
첫째, 10월에 나온다는 고시 개정문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의 이자율 및 운영에 관한 고시」를 열어 시행일이 2026년 1월 1일에서 바뀌었는지 보면 됩니다. 바뀌지 않았다면 전환 즉시 최고금리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둘째, 내가 청약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인지입니다. 같은 전환이라도 규제지역이면 1순위까지 2년, 그 밖이면 6개월에서 1년으로 기간이 두세 배 갈립니다. 지정 여부는 바뀌므로 청약을 결심한 시점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모집공고문의 가입기간 기산일입니다. 같은 통장이라도 어느 유형에 청약하느냐에 따라 세는 시작점이 다릅니다. 공고문은 그 기준을 명시하게 되어 있으니, 전환한 통장이라면 이 칸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전환 전에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통장 이름부터 보세요. 통장에 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저축이라고 적혀 있으면 전환 대상이고, 주택청약종합저축이면 이미 끝난 이야기입니다.
다음은 내가 실제로 넣을 아파트가 어느 유형인지입니다. 지금 노리는 단지가 기존 통장으로도 청약할 수 있는 유형이라면, 전환해도 그 줄에서의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이 경우 전환은 선택지를 늘리는 쪽으로만 작동합니다.
새로 열리는 유형을 노린다면 날짜를 거꾸로 세어 보세요. 지역 요건이 1년이면 청약 예정 시점에서 1년, 규제지역이면 2년을 빼고 그 전에 전환해야 합니다. 기한이 2027년 9월 30일까지 늘었으니 서두를 이유는 줄었지만, 미루는 만큼 새 줄에서의 시계도 늦게 돕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환하면 지금 쌓아 둔 청약 순위가 사라지나요?
아닙니다. 국토교통부 참고자료는 종전 통장으로 청약할 수 있었던 주택 유형에 대해서는 기존 가입기간과 납입실적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0부터 다시 세는 것은 전환으로 새로 청약할 수 있게 된 유형에 한합니다.
전환 기한을 넘기면 옛 통장은 어떻게 되나요?
이번 자료에는 기한 이후 옛 통장의 처리 방식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확인된 것은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2027년 9월 30일까지라는 점뿐입니다. 그 이후의 처리에 대해서는 추가로 나오는 자료를 봐야 합니다.
지금 당장 전환하면 3.1%를 받나요?
9월 24일 기준으로는 아직 아닙니다. 현행 고시는 가입일부터 2년이 지나 해지할 때 연 3.1%를 적용합니다. 종전 가입기간을 인정하는 내용은 10월 고시 개정 사항으로 예고됐습니다. 개정문이 공포된 뒤에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청약통장은 오래 들고 있을수록 유리하다는 말이 오래 통했습니다. 이번 자료는 그 “오래”가 무엇에 대한 오래인지를 갈라 놓습니다. 돈을 맡긴 오래는 은행이 이자로 갚고, 줄을 선 오래는 그 줄에서만 통합니다. 통장을 바꾸기 전에 내가 어느 줄에 서 있었고 어느 줄로 가려는지부터 적어 보면, 1년이라는 유예가 쫓기는 시간이 아니라 계산할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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