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8월 20일부터 도산대지급금이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늘고, 상한액은 2,100만 원에서 3,150만 원이 됐습니다.
- 늘어난 것은 몇 달치를 쳐 주느냐뿐입니다. 한 달에 얼마까지 쳐 주는지는 2021년 10월 고시 그대로입니다.
- 30세 미만 월 상한은 220만 원입니다. 2027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 223만 6,300원보다 낮아집니다.
회사가 망하면 밀린 월급은 나라가 대신 준다고들 합니다. 그 범위가 8월 20일부터 두 배가 됐습니다. 3개월치에서 6개월치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제도의 다른 표를 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 달에 얼마까지 쳐 줄지 정한 상한액은 2021년 10월 14일 숫자 그대로입니다. 개월 수는 늘었고 단가는 5년째 멈춰 있습니다. 두 사실이 만나는 지점에서 내 통장에 들어올 금액이 갈립니다.
8월 20일에 바뀐 것은 정확히 두 가지입니다
고용노동부는 8월 19일 보도자료에서 개정 임금채권보장법과 시행규칙이 8월 20일 시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바뀐 항목은 둘입니다.
첫째, 도산대지급금의 임금등 지급 범위가 최종 3개월분에서 최종 6개월분으로 늘었습니다. 도산대지급금은 회사가 법원에서 파산이나 회생 결정을 받았을 때, 또는 노동청이 도산 사실을 인정했을 때 나라가 사업주 대신 밀린 임금을 주는 돈입니다. 여기서 임금등은 임금, 휴업수당, 출산 전후 휴가 기간 중 급여를 말합니다. 퇴직급여는 종전대로 최종 3년분입니다.
이에 따라 상한액도 2,100만 원에서 3,15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둘째,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 한도가 올랐습니다. 사업주당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노동자 1인당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3개월 이내 2억 원을 넘는 체불이 생긴 사업주가 융자 신청액의 120% 이상 되는 부동산을 담보로 내면 최대 10억 원까지 빌려주는 특별융자가 새로 생겼습니다. 금리는 담보 연 2.2%, 신용이나 연대보증 연 3.7%입니다.
이 융자는 사업주가 빌리지만 돈은 체불 노동자 계좌로 바로 들어갑니다. 회사가 신청하면 노동자는 대면 조사 없이 밀린 임금의 일부나 전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왜 하필 3개월이 아니라 6개월이었을까
도산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가 보도자료에 든 사업주 B씨 사례가 그 시간표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B씨는 소규모 공장 두 곳에서 노동자 40여 명을 고용하고 있고 매달 인건비로 1억 5,000만 원을 씁니다. 2026년 3월 주요 거래업체가 도산하면서 자금이 막혔습니다. 4월과 5월은 한 달씩 늦게 주는 것으로 노동자들과 합의해 지켰습니다. 6월분부터는 전액 체불이 됐고, 8월 말 현재 미지급분은 4억 원입니다.
삐걱대기 시작한 3월부터 세면 여섯 달, 전액 체불이 시작된 6월부터 세도 석 달입니다. 제도가 대던 자는 3개월짜리였고, 실제 체불은 그 자보다 길었습니다. 늦게 주기로 합의하고 버틴 앞쪽 몇 달이 자 밖으로 밀려나 있었던 셈입니다.
3,150만 원은 누구의 숫자인가
대지급금에는 연령대별 월 상한액이 따로 있습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열리는 고용노동부 고시 제2021-81호, 시행 2021년 10월 14일 기준입니다.
| 퇴직 당시 연령 | 임금(월) | 퇴직급여등(연) | 휴업수당(월) |
|---|---|---|---|
| 30세 미만 | 220만 원 | 220만 원 | 154만 원 |
| 30세 이상 40세 미만 | 310만 원 | 310만 원 | 217만 원 |
| 40세 이상 50세 미만 | 350만 원 | 350만 원 | 245만 원 |
| 50세 이상 60세 미만 | 330만 원 | 330만 원 | 231만 원 |
| 60세 이상 | 230만 원 | 230만 원 | 161만 원 |
이 표를 놓고 3,150만 원을 되짚어 보면 정체가 드러납니다. 임금 6개월분 상한이 가장 높은 40대 기준으로 350만 원 곱하기 6은 2,100만 원, 퇴직급여 3년분은 350만 원 곱하기 3으로 1,050만 원, 합치면 3,150만 원입니다. 이 나눠 보기는 고시 표로 되짚은 계산이며 보도자료에 이렇게 쪼개져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즉 3,150만 원은 40대이면서 임금이 6개월 밀렸고 퇴직급여까지 3년치가 밀린 사람만 닿는 꼭대기입니다. 대부분에게는 남의 숫자입니다.
정부가 든 노동자 사례가 이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만 35세 A씨는 월 임금 350만 원인데 2026년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분 1,750만 원이 밀렸습니다. 종전 기준이라면 최종 3개월분 1,050만 원 범위 안에서 연령대 상한 월 310만 원을 적용해 930만 원만 받았습니다. 개정 뒤에는 5개월분 전체에 월 310만 원을 적용해 1,550만 원을 받습니다.
늘어난 몫은 620만 원입니다. 반가운 변화입니다. 다만 A씨가 받는 돈은 상한 3,150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월 310만 원이라는 천장이 먼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들어오나
임금 부분만 떼어 보면 연령대별로 이렇게 달라집니다. 아래 금액은 고시의 월 상한액에 개월 수를 곱한 값으로, 발표 자료에 나온 표가 아니라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퇴직급여 3년분은 뺐습니다.
| 퇴직 당시 연령 | 종전 3개월분 최대 | 개정 6개월분 최대 | 차이 |
|---|---|---|---|
| 30세 미만 | 660만 원 | 1,320만 원 | 660만 원 |
| 30세 이상 40세 미만 | 930만 원 | 1,860만 원 | 930만 원 |
| 40세 이상 50세 미만 | 1,050만 원 | 2,100만 원 | 1,050만 원 |
| 50세 이상 60세 미만 | 990만 원 | 1,980만 원 | 990만 원 |
| 60세 이상 | 690만 원 | 1,380만 원 | 690만 원 |
월급을 대입하면 이렇게 됩니다. 아래 월 급여는 연봉을 12로 나눈 가정치이며 발표된 수치가 아닙니다. 실제로는 상여나 수당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봉 4,000만 원인 35세 직장인은 월 약 333만 원입니다. 6개월이 밀리면 2,000만 원인데, 월 상한 310만 원이 걸려 1,860만 원을 받습니다. 140만 원이 남습니다. 종전이라면 930만 원만 받고 1,070만 원이 남았습니다.
연봉 5,000만 원인 45세 직장인은 월 약 417만 원입니다. 6개월이면 2,500만 원인데, 월 상한 350만 원이 걸려 2,100만 원을 받습니다. 400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에 퇴직급여가 밀려 있다면 연 350만 원씩 최대 3년분이 더 붙습니다.
연봉 3,000만 원인 28세 직장인은 월 250만 원입니다. 6개월이면 1,500만 원인데, 월 상한 220만 원이 걸려 1,320만 원을 받습니다. 180만 원이 남습니다. 세 사람 중 연봉이 가장 낮은데도 채워지는 비율은 가장 낮습니다.
남은 금액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나 사업주에게 청구할 수 있는 채권으로 남습니다. 다만 회사가 이미 파산 절차에 들어간 상태라면 실제로 받아 낼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월 상한액은 2021년 10월에 멈춰 있습니다
30세 미만 상한 220만 원을 최저임금과 겹쳐 보면 이 제도의 진짜 문제가 보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공개한 연도별 최저임금 월 환산액(209시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 최저임금 월 환산액 | 30세 미만 대지급금 월 상한 |
|---|---|---|
| 2021년 | 182만 2,480원 | 220만 원 |
| 2026년 | 215만 6,880원 | 220만 원 |
| 2027년 | 223만 6,300원 | 220만 원 |
고시가 만들어진 2021년에는 220만 원이 최저임금 월액보다 37만 7,520원 위였습니다. 올해는 그 여유가 4만 3,120원까지 줄었습니다. 그리고 2027년에는 최저임금 월액이 상한을 3만 6,300원 넘어섭니다.
인과를 한 칸씩 이어 보면 이렇습니다. 최저임금은 매년 오릅니다. 대지급금 월 상한은 2021년 10월 이후 그대로입니다. 그러면 상한이 월급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그 결과 내년부터 20대는 최저임금만 받고 일했더라도 밀린 한 달치 월급을 대지급금으로 다 채우지 못합니다.
이 고시에는 시행일 기준 매 3년이 되는 시점, 즉 3번째의 10월 13일까지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재검토기한이 붙어 있습니다. 검토를 하라는 조항이지 올리라는 조항은 아닙니다. 개정 여부는 확인된 자료가 없어 여기서 멈춥니다.
도산이 아니면 이 이야기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번 확대가 적용되는 대상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대지급금은 두 종류이고, 8월 20일 개정은 그중 하나만 건드렸습니다.
| 구분 | 도산대지급금 | 간이대지급금 |
|---|---|---|
| 요건 |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 또는 파산 선고, 노동관서의 도산등 사실인정 | 법원 확정판결 또는 노동관서의 체불임금등 사업주 확인서 |
| 대상 | 퇴직 근로자만 | 퇴직 근로자 또는 저소득 재직자(최저임금 110% 미만) |
| 임금 지급 범위 | 최종 6개월분(8월 20일 확대) | 최종 3개월분(변동 없음) |
| 상한액 | 최대 3,150만 원 | 퇴직자 1,000만 원, 재직자 700만 원 |
회사가 문을 닫지 않고 버티면서 월급만 밀리는 상황이라면 도산대지급금이 아니라 간이대지급금 쪽입니다. 여기는 여전히 최종 3개월분, 퇴직자 1,000만 원이 천장입니다. 지금 재직 중이라면 도산대지급금은 아예 대상이 아닙니다.
재직자에게 적용되는 범위는 소송이나 진정을 낸 날을 기준으로 마지막 체불 발생일부터 거슬러 3개월분입니다. 이 부분은 이번에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무엇을 보면 되나
가장 먼저 볼 것은 상한액 고시의 개정 여부입니다. 지급 범위는 법으로 넓혔지만 월 상한은 고시로 정합니다. 고시가 그대로면 20대와 60대 이상의 체감 보상률은 계속 떨어집니다.
둘째, 특별융자가 실제로 쓰이는지입니다. 부동산 담보를 낼 수 있는 사업주만 신청할 수 있는 구조라, 담보 없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종전 한도가 사실상 그대로입니다. 대규모 체불이 이 통로로 얼마나 정리되는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릅니다.
셋째, 내 회사 안에서는 임금 지연 지급을 합의하자는 말이 나오는 시점입니다. B씨 사례에서 그 합의는 전액 체불 두 달 전에 나왔습니다. 지연 지급 합의는 회사가 아직 갚을 뜻이 있다는 신호이자, 자금이 이미 어렵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
대지급금은 신청한다고 다 나오는 돈이 아니라 밀린 금액을 증명해야 나오는 돈입니다. 증명 재료를 미리 모아 두는 것이 전부입니다.
- 월별 급여명세서와 근로계약서를 따로 보관합니다. 회사 시스템에서만 볼 수 있는 상태로 두지 않습니다.
- 급여 통장의 입금 내역을 월 단위로 정리합니다. 얼마가 언제 덜 들어왔는지가 그대로 증거입니다.
- 지연 지급에 구두로 합의했다면 문자나 메신저로 한 번 확인해 둡니다.
- 체불이 생기면 고용노동부 노동포털(labor.moel.go.kr)에 진정을 넣거나 고객상담센터 1350으로 문의합니다.
- 대지급금 지급은 근로복지공단이 맡습니다. 근로복지넷(welfare.comwel.or.kr) 또는 1588-0075로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재직 중인데 3개월치가 밀렸습니다. 6개월분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6개월분으로 늘어난 것은 도산대지급금이고, 도산대지급금은 퇴직 근로자만 대상입니다. 재직 중이라면 간이대지급금 쪽이며 범위는 최종 3개월분, 상한은 700만 원입니다. 다만 저소득 재직자 요건(최저임금 110% 미만)에 해당해야 합니다.
상한 3,150만 원은 누구나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연령대별 월 상한액이 먼저 걸립니다. 30세 미만은 월 220만 원, 40대는 월 350만 원이 한도이고, 6개월을 다 채워도 각각 1,320만 원과 2,100만 원입니다. 3,150만 원에 닿으려면 임금 6개월분과 퇴직급여 3년분이 모두 밀려 있어야 합니다.
8월 20일 전에 생긴 체불에도 6개월분이 적용되나요?
이번 보도자료에는 경과 규정이 나오지 않아 여기서는 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부가 든 A씨 사례는 2026년 4월부터 8월까지 밀린 임금에 개정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본인 사례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고객상담센터 1350이나 근로복지공단 1588-0075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개정으로 A씨 같은 사람은 620만 원을 더 받게 됐습니다. 실질적인 변화입니다. 동시에 A씨가 못 받는 200만 원과 20대가 못 받는 180만 원은 법이 아니라 5년 된 고시가 만든 금액입니다. 범위를 넓히는 일과 단가를 올리는 일은 다른 일이고, 이번에 움직인 것은 앞의 하나뿐입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왜 실업급여 상한까지 흔드는지는 최저임금 10,700원 확정 글에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20대 고용이 유독 흔들리는 흐름은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 글과 함께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