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정합니다. 지금은 2.75%입니다.
- 2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6%로, 직전 분기보다 1.2%포인트 낮아졌습니다.
- 가계신용은 2,019조 원을 처음 넘겼는데 연체율은 0.4%로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금리를 올린다고 하면 보통 경기가 좋다는 뜻으로 읽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집계한 2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0.6%였습니다. 직전 분기보다 1.2%포인트 낮은 값입니다.
설비투자는 더 가파릅니다. 2분기 증감률이 0.2%인데, 직전 분기보다 6.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재화 수출도 1%로 5%포인트 내려앉았습니다.
실물은 식는 쪽입니다. 그런데도 인상 얘기가 나옵니다. 두 사실이 동시에 참인 이유는 같은 통계표의 다른 칸에 있습니다.
8월 27일에 정확히 무엇이 정해지나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정합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입니다. 이 금리가 움직이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뒤따라 움직입니다.
지금 기준금리는 2.75%입니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에 2.50%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그 직전 변경은 2025년 5월 29일 인하였습니다.
7월 인상이 주목받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표를 보면 그 전에 금리를 올린 날은 2023년 1월 13일입니다. 3년 반 동안 올린 적이 없다가 방향을 튼 것입니다.
날짜도 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8월 27일 다음이 10월 22일입니다. 이번에 넘기면 다음 기회까지 여덟 주가 빕니다.
경기가 좋아서 올린다는 설명이 걸리는 이유
성장률 칸을 하나씩 쪼개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2분기 지표는 대부분 직전 분기보다 낮아졌습니다.
| 항목(2026년 2분기, 실질·계절조정 전기대비) | 증감률 | 직전 분기 대비 |
|---|---|---|
| 경제성장률 | 0.6% | -1.2%포인트 |
| 민간소비 | 0.4% | -0.2%포인트 |
| 설비투자 | 0.2% | -6.4%포인트 |
| 건설투자 | -0.2% | -1.6%포인트 |
| 재화의 수출 | 1% | -5%포인트 |
다섯 칸 가운데 넷이 마이너스 방향입니다. 표의 오른쪽 칸을 그대로 되짚으면 1분기 성장률은 1.8%였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1.8%는 표에 적힌 값이 아니라 두 숫자를 더해 얻은 값입니다.
기업이 설비에 쓰는 돈이 거의 멈췄고 건설은 뒷걸음쳤습니다. 이런 숫자만 놓고 보면 금리를 올릴 자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다른 칸을 봐야 합니다.
그럼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가계신용이 2분기에 2,019조 7,85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카드사 등에 진 빚을 모두 합친 금액입니다. 2,00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늘어난 속도가 더 눈에 띕니다. 직전 분기보다 25조 8,614억 원이 늘었습니다. 석 달을 91일로 놓고 나누면 하루 약 2,842억 원씩 불어난 셈입니다. 이 하루치는 제가 나눠서 얻은 값입니다.
그 돈이 어디로 흘렀는지는 주식 쪽 칸이 말해 줍니다. 7월 투자자예탁금은 104조 1,000억 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51.6% 많은 금액입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대기 자금입니다. 같은 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811조 3,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2.2% 늘었습니다. 8월 25일 코스피는 6,742.74였습니다.
여기서 인과를 한 칸씩 이어 보겠습니다. 설비투자는 멈췄는데 가계 빚은 분기에 26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주식 계좌의 대기 자금이 1년 만에 절반 넘게 불었습니다.
돈이 공장이 아니라 자산으로 갔다는 뜻입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로 다루려는 대상은 이쪽입니다. 실물 경기를 살리려는 금리가 아니라, 자산으로 쏠린 돈을 눌러 두려는 금리입니다.
다만 한국은행이 이런 이유를 공식 문서로 밝힌 것은 아닙니다. 여기까지는 공표된 통계 칸을 나란히 놓고 읽은 결과입니다. 실제 판단 근거는 27일 결정문과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빚은 늘었는데 못 갚는 사람은 늘지 않았습니다
보통 가계 빚이 사상 최대라고 하면 곧 터진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그런데 같은 통계표의 연체율 칸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6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4%였습니다. 전달보다 0.05%포인트 내려간 값입니다. 연체율은 제때 갚지 못한 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이 한 칸이 판을 바꿉니다. 빚이 많아도 아직 무너지는 신호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금융이 흔들릴 걱정이 당장 크지 않으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릴 여지를 얻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연체율이 낮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그 좋은 소식이 인상 쪽 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연체율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연체율 한 줄 정리에 더 풀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달라지나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내 대출 이자가 그만큼 오릅니다. 다만 곧바로는 아닙니다. 은행 대출금리는 코픽스를 거쳐 반영되고, 코픽스는 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든 평균 비용입니다.
아래 표는 발표된 수치가 아닙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고, 인상폭이 그대로 내 금리에 옮겨 온다고 가정해 계산한 값입니다.
| 대출 원금 | 0.25%포인트 오르면 | 0.50%포인트 오르면 |
|---|---|---|
| 2억 원 | 연 50만 원(월 4만 1,667원) | 연 100만 원(월 8만 3,333원) |
| 3억 원 | 연 75만 원(월 6만 2,500원) | 연 150만 원(월 12만 5,000원) |
| 4억 원 | 연 100만 원(월 8만 3,333원) | 연 200만 원(월 16만 6,667원) |
3억 원을 빌린 직장인을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한 번 올리면 매달 6만 2,500원을 더 냅니다. 1년이면 75만 원입니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두 번 올라 0.50%포인트가 되면 같은 사람이 연 150만 원을 더 냅니다.
예금 쪽도 같이 봐야 계산이 맞습니다. 예금 3,000만 원을 넣어 둔 사람은 0.25%포인트가 오르면 이자를 연 7만 5,000원 더 받습니다.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손에 남는 돈은 6만 3,450원입니다.
대출 3억 원과 예금 3,000만 원을 함께 가진 직장인이라면 어떨까요. 이자로 75만 원을 더 내고 6만 3,450원을 더 받습니다. 한 해 68만 6,550원이 순수하게 빠져나갑니다.
다만 예금 금리는 대출 금리만큼 빨리 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6월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4.31%, 수신금리는 3.08%였습니다. 이미 기준금리 2.75%보다 대출은 1.56%포인트 높습니다.
이 1.56%포인트 차이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부터 시장은 먼저 움직였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8월 25일 국고채 5년물은 4.039%였습니다.
그래서 27일에 동결이 나와도 대출 금리가 그대로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격차가 왜 벌어지는지는 장단기 금리차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전세와 월세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계산이 하나 더 붙습니다. 전세대출도 대부분 변동금리라 같은 폭으로 움직입니다. 다만 상품별 금리 수준은 이번 발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아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무엇을 보면 방향을 알 수 있나요?
27일 발표에서 숫자 하나만 보고 넘기면 절반만 아는 것입니다. 결정문과 기자간담회에서 확인할 칸이 따로 있습니다.
- 몇 명이 반대했는지. 만장일치인지 소수 의견이 붙었는지에 따라 다음 회의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 가계부채를 어떤 표현으로 다루는지. 문장이 세지면 다음 인상 쪽에 가깝습니다.
- 물가 전망을 손봤는지.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습니다.
- 10월 22일까지 여덟 주가 빈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발표 뒤에 볼 지표도 정해 두면 좋습니다. 다음 달 예금은행 대출금리가 4.31%에서 어디로 가는지가 첫 번째입니다. 3분기 가계신용이 2,019조 원에서 더 늘었는지가 두 번째입니다.
세 번째는 연체율입니다. 0.4%가 계속 낮게 유지되면 한국은행은 인상을 이어 갈 여지를 유지합니다. 반대로 이 숫자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판단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 둘 것
먼저 내 대출이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은행 앱의 대출 상세 화면에 금리 유형과 다음 변동일이 적혀 있습니다. 다음 변동일이 언제인지가 실제로 내 이자가 바뀌는 날입니다.
변동금리라면 다음 변동일까지 남은 기간을 세어 봅니다. 이번 결정이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갈아타기나 금리인하요구권을 따져 볼 시간이 생깁니다.
예금이 있다면 만기를 확인합니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긴 만기로 미리 묶으면 나중에 오른 금리를 못 받습니다. 반대로 인상이 끝나가는 국면이라면 긴 만기가 유리합니다. 어느 쪽인지는 27일 이후 결정문의 표현으로 가늠하는 편이 낫습니다.
월별 가계대출이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는 7월 가계대출 흐름 정리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준금리가 오르면 내 대출 이자는 바로 오르나요?
바로는 아닙니다. 변동금리 대출은 정해진 변동 주기가 돌아올 때 새 금리가 적용됩니다. 주기는 보통 6개월이나 12개월이며 상품마다 다릅니다. 고정금리 대출은 약정 기간 동안 그대로입니다.
가계신용 2,019조 원이 왜 문제가 되나요?
금리를 올리면 이 빚 전체의 이자 부담이 함께 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물가와 성장만 보고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6월 연체율이 0.4%로 낮다는 점은 반대 방향의 신호입니다.
8월에 동결되면 올해는 더 안 오르나요?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10월 22일과 11월 26일에 남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쪽으로 갈지는 앞으로 나올 물가와 가계부채 수치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인상이냐 동결이냐 자체가 아닙니다. 성장률이 꺾이는데도 금리를 올릴 이유가 남아 있다는 상황 그 자체입니다. 돈이 공장이 아니라 자산으로 흘렀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27일 오전에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결정문의 문장을 함께 읽어 두시기 바랍니다. 다음 여덟 주 동안 내 이자가 어디로 갈지가 거기에 적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