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연체율은 은행이 빌려준 돈 중에서 한 달 넘게 원금이나 이자가 안 들어온 돈의 비율입니다.
- 금융감독원 집계로 5월 말 국내은행 연체율은 0.67퍼센트였습니다. 한 달 전보다 0.06퍼센트포인트 올랐습니다.
- 연체율이 오르면 은행이 몸을 사리기 때문에, 연체가 없는 사람의 대출 한도와 금리에도 영향이 옵니다.
“은행 연체율이 올랐다”는 뉴스는 남의 얘기처럼 들립니다. 나는 이자를 꼬박꼬박 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연체율은 연체하지 않는 사람의 대출 조건까지 바꿔 놓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연체율은 은행이 빌려준 전체 돈 중에서, 갚기로 한 날짜를 한 달 넘게 넘긴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비율입니다. 하루 이틀 늦은 것은 세지 않습니다. 한 달이 기준입니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은행이 100조 원을 빌려줬는데 그중 6,700억 원이 한 달 넘게 안 들어왔다면 연체율은 0.67퍼센트입니다. 금융감독원이 매달 집계해 발표합니다.
비슷한 말로 신규연체율도 자주 나옵니다. 이건 그달에 새로 밀리기 시작한 돈의 비율입니다. 연체율이 지금까지 쌓인 총량이라면, 신규연체율은 이번 달에 새로 생긴 양입니다. 체온과 열이 오르는 속도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숫자는 어디까지 왔나요
금융감독원이 7월 22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7퍼센트입니다. 4월 말 0.61퍼센트에서 0.06퍼센트포인트 올랐습니다.
| 항목 | 2026년 4월 | 2026년 5월 |
|---|---|---|
| 연체율 | 0.61% | 0.67% |
| 새로 생긴 연체액 | 2조 9,000억 원 | 3조 3,000억 원 |
| 정리한 연체채권 | 1조 6,000억 원 | 1조 5,000억 원 |
| 신규연체율 | 0.12% | 0.13% |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아래 두 줄입니다. 새로 밀린 돈은 늘었는데, 은행이 털어낸 부실채권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들어오는 물은 많아지고 퍼내는 양은 줄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연체율이 올라간 것입니다.
금융감독원도 같은 자료에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은행들에게는 손실을 버틸 힘을 미리 키워 두라고 요구했습니다.
0.67퍼센트가 왜 큰 숫자인가요
0.67퍼센트는 작아 보입니다. 1퍼센트도 안 되니까요.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버는 마진은 보통 1~2퍼센트대입니다. 100만 원을 빌려줘서 1만~2만 원을 남기는 장사입니다. 그런데 빌려준 돈의 0.67퍼센트가 안 들어오면 남긴 이익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소수점 둘째 자리가 움직여도 은행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연체를 안 해도 내 대출 조건이 바뀝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연체율이 오르면 은행은 세 가지로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 셋 다 연체 안 하는 사람에게도 옵니다.
첫째, 금리가 올라갑니다. 은행은 떼일 위험이 커지면 그만큼을 금리에 얹습니다. 이걸 가산금리라고 합니다. 가산금리가 0.2퍼센트포인트만 올라도, 3억 원을 빌린 사람은 이자를 1년에 60만 원 더 냅니다. 한 달에 5만 원입니다.
둘째, 한도가 줄어듭니다. 예전 같으면 신용대출 5,000만 원이 나오던 조건에서 4,000만 원만 승인되는 식입니다. 소득도 직장도 그대로인데 나오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셋째, 심사가 깐깐해집니다. 서류가 늘고, 될지 안 될지 애매하던 건들이 거절 쪽으로 기웁니다. 특히 신용점수가 중간대인 사람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습니다.
실제 금액으로 보겠습니다. 연봉 4,000만 원인 직장인이 신용대출 3,000만 원을 쓰고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금리가 5.0퍼센트면 1년 이자가 150만 원, 한 달 12만 5,000원입니다. 여기서 가산금리가 0.3퍼센트포인트 올라 5.3퍼센트가 되면 1년 이자는 159만 원이 됩니다. 한 달에 7,500원, 1년에 9만 원이 더 나갑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액수가 커서 체감도 큽니다. 3억 원을 빌린 사람의 금리가 0.3퍼센트포인트 오르면 1년에 90만 원, 한 달에 7만 5,000원입니다. 점심값 한 달치가 그냥 사라지는 셈입니다.
반대로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은행이 깐깐해질수록 연체 기록이 깨끗한 사람의 값어치는 올라갑니다. 모두에게 잘 빌려주던 시기에는 신용점수가 별 차이를 못 만들었지만, 은행이 골라 받는 시기에는 같은 조건에서도 우대금리를 더 받습니다. 자동이체를 하루도 안 밀리게 관리하는 일이 지금 가장 확실한 재테크인 이유입니다.
정리하면 연체율은 남의 사정을 보여 주는 지표가 아니라, 다음 분기에 내 대출이 어떤 대접을 받을지 미리 알려 주는 예고편에 가깝습니다. 숫자가 오르는 국면이라면 새 대출을 서두르기보다 지금 있는 대출을 정리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며칠 늦으면 연체로 잡히나요?
금융감독원이 발표하는 연체율은 한 달 이상 밀린 경우를 셉니다. 다만 이건 통계 기준입니다. 내 신용점수에는 하루만 늦어도 기록이 남을 수 있으니 통계 기준과 헷갈리지 마세요.
연체율이 오르면 예금은 안전한가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금융회사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일정 한도까지 보호됩니다. 다만 연체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보는 지표이므로, 여러 금융회사에 나눠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연체율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보도자료에 매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옵니다. 발표는 두 달쯤 시차를 두고 나옵니다.
연체율은 은행이 지금 겁을 먹고 있는지 아닌지를 보여 주는 온도계입니다. 온도가 올라가는 동안에는 한도와 금리가 조금씩 불리해집니다.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응은 화려한 투자가 아니라, 자동이체 날짜를 지키고 쓰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대출금리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궁금하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내 이자에 미치는 영향부터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은행이 내 소득을 어떻게 보는지는 DSR 정리에 있습니다. 신용점수를 실제로 올리는 방법은 신용점수 올리는 7가지 습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