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물가 3.1%에서 2.9%로 내렸는데 — 왜 통신 한 칸을 빼면 오히려 올랐을까

3줄 요약

  •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8월(3.1%)보다 0.2%포인트 내려갔습니다.
  • 그런데 통신 부문이 총 상승률에 기여한 몫이 0.63%포인트에서 0.09%포인트로 줄었고, 이 효과를 빼면 나머지 품목의 기여분은 약 2.5%포인트에서 2.8%포인트로 오히려 커졌습니다(두 기여도를 빼서 계산한 값).
  • 기름값(석유류 14.8%)과 컴퓨터(27.4%)는 여전히 크게 올랐으니, 숫자가 내려갔다고 생활비 부담이 줄었다고 읽으면 안 됩니다.

물가 상승률이 3.1%에서 2.9%로 내려왔다는 소식은 반갑게 들립니다. 이제 물가가 꺾이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같은 보도자료의 다른 칸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공업제품 상승률은 3.7%에서 4.2%로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지수도 2.8%로 7월의 2.6%보다 높습니다. 내려간 것은 물가 전체가 아니라, 8월에만 부풀어 있던 통신 한 칸입니다.

9월 물가는 정말 내려갔나: 7월부터 석 달을 나란히 놓아 보면

국가데이터처가 10월 2일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2.9% 올랐고, 8월의 3.1%보다 0.2%포인트 낮습니다. 한 달 전인 8월과 비교하면 0.3% 올랐습니다.

숫자 하나만 보면 내려간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7월부터 석 달을 같은 칸에서 비교하면 8월이 유난히 튄 달이었다는 점이 보입니다. 아래 표의 숫자는 모두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입니다.

구분(전년동월비, %)7월8월9월
소비자물가지수2.83.12.9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근원)2.63.42.8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2.53.12.7
생활물가지수2.53.22.5

9월은 8월보다 낮습니다. 그러나 7월과 견주면 소비자물가는 2.8%에서 2.9%로, 근원지수는 2.6%에서 2.8%로,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2.5%에서 2.7%로 높아졌고 생활물가지수만 2.5%로 같습니다. 8월이 높았다가 9월에 내려온 것이지, 7월보다 물가 압력이 약해진 것은 아닙니다.

8월 물가를 부풀린 통신 한 칸의 정체

물가 통계는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을 주로 씁니다. 그래서 비교 대상인 작년 숫자가 평소와 다르면 올해 상승률이 왜곡됩니다. 이것을 기저효과라고 부릅니다. 작년 숫자가 이례적으로 낮았으면 올해는 평소처럼 가격이 매겨져도 많이 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8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표를 보면 2025년 8월 통신 지수는 87.87이고, 전월보다 13.3% 떨어져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 하락을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요금 감면 때문으로 설명했다고 언론이 전했습니다. 작년 8월이 푹 꺼져 있었으니 올해 8월 통신은 1년 전보다 16.6% 오른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이 칸이 총 상승률 3.09%포인트 중 0.63%포인트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9월에는 비교 대상인 작년 9월 통신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통신 상승률은 16.6%에서 2.0%로 내려왔고, 총 상승률에 기여한 몫은 0.63%포인트에서 0.09%포인트가 됐습니다. 0.54%포인트가 한꺼번에 사라진 것입니다. 저울에 비유하면, 눈금이 3.1에서 2.9로 내려간 이유는 저울 위에 얹혀 있던 무거운 상자 하나를 치웠기 때문입니다.

상자를 치우고 나면, 저울에 남은 물건은 오히려 늘었다

평균 숫자는 이런 변화를 한 줄로 뭉개 버립니다. 품목성질별 기여도(각 품목이 총 상승률을 몇 %포인트씩 끌어올렸는지)로 쪼개면 8월에서 9월로 넘어갈 때 어디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보입니다.

품목성질별 기여도(%포인트)8월9월변화
총지수3.092.88-0.21
농축수산물-0.21-0.03+0.18
공업제품(이 중 석유류)1.24 (0.54)1.38 (0.56)+0.14 (+0.02)
전기·가스·수도0.020.020.00
서비스2.041.51-0.53
서비스 중 공공서비스0.720.18-0.54
서비스 중 개인서비스1.201.21+0.01

총 기여도가 0.21%포인트 내려간 것은 서비스에서 0.53%포인트가 빠진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반대로 농축수산물(+0.18)과 공업제품(+0.14)은 합쳐서 0.32%포인트를 되올렸습니다. 서비스가 줄어든 폭 0.53은 통신 기여도가 줄어든 폭 0.54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이 하락이 사실상 통신 한 칸에서 왔다고 읽을 수 있는 이유이고, 이 연결은 표를 보고 제가 해석한 것입니다.

통신 기여도를 빼서 직접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8월은 3.09에서 0.63을 뺀 2.46, 9월은 2.88에서 0.09를 뺀 2.79입니다. 통신을 뺀 나머지 품목이 물가를 끌어올린 몫은 약 2.5%포인트에서 약 2.8%포인트로 커졌습니다. 이 두 값은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두 기여도를 빼서 만든 계산값입니다. 한국은행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물가 오름세가 다소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농축수산물의 기여도가 -0.21에서 -0.03으로 바뀐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농산물 값이 내려 물가를 눌러 주던 힘이 8월에는 0.21%포인트였는데 9월에는 0.03%포인트로 약해졌습니다. 눌러 주던 힘이 약해졌으니 다른 칸이 같은 속도로 올라도 총 숫자는 덜 내려갑니다.

올라간 칸은 기름값과 컴퓨터, 그리고 여행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4.8% 올라 총 상승률 2.88%포인트 중 0.56%포인트를 차지했습니다. 거의 5분의 1입니다. 품목별로는 경유 20.0%, 등유 19.5%, 휘발유 11.8%가 올랐습니다. 한 달 전인 8월과 비교하면 석유류는 0.2% 내렸지만, 작년과 비교한 수준은 여전히 높습니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비로 3.7%에서 4.2%로 올랐습니다. 컴퓨터가 27.4%, 휴대전화기가 8.3% 올랐습니다. 서비스에서도 국제항공료 22.5%, 해외단체여행비 19.3%, 보험서비스료 13.4%가 1년 전보다 높습니다. 개인서비스 전체로는 3.5% 올랐고, 8월과 같은 속도입니다.

내린 품목도 있습니다. 농산물은 1년 전보다 4.0% 내렸고 사과가 9.2%, 배추가 15.2% 쌌습니다. 다만 이 하락이 물가를 눌러 주는 힘은 위 표처럼 8월보다 줄었습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물가 2.9%를 월급과 통장에 대 보면

아래 계산은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가정입니다. 물가 상승률 2.9%가 내가 쓰는 모든 물건에 똑같이 적용되고, 소득을 전부 소비에 쓴다고 가정했습니다. 실제 체감은 무엇을 많이 사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례(가정)계산결과
월 생활비 300만 원이던 직장인300만 원 × 2.9%같은 물건을 사려면 월 8만 7천 원 더
연봉 4,000만 원, 올해 연봉이 그대로4,000만 원 × 2.9%같은 소비를 하려면 연 116만 원 더 필요
연봉 5,000만 원, 올해 연봉이 그대로5,000만 원 × 2.9%같은 소비를 하려면 연 145만 원 더 필요
예금 3,000만 원3,000만 원 × 2.9%1년에 구매력이 약 87만 원 줄어드는 속도
작년에 월 10만 원어치 휘발유를 넣던 운전자10만 원 × (1 + 0.118)같은 양에 11만 1,800원
작년에 월 10만 원어치 경유를 넣던 운전자10만 원 × (1 + 0.200)같은 양에 12만 원

첫째, 월급입니다. 올해 연봉 인상률이 2.9%보다 낮으면 숫자로는 월급이 올랐어도 살 수 있는 물건은 줄어듭니다. 근원지수(2.8%)와 생활물가지수(2.5%)도 같은 방향이니 내 인상률을 이 세 숫자와 한 번 견줘 보세요. 생활물가지수는 식품이 1.6%, 식품 이외가 3.1% 올랐습니다. 먹는 것보다 쓰는 것이 더 올랐다는 뜻입니다.

둘째, 통장입니다. 예금 이자율이 물가 상승률 2.9%에 못 미치면, 이자를 받고도 실질 구매력은 줄어듭니다. 3,000만 원 예금의 구매력이 1년에 약 87만 원 줄어드는 속도에서 이자를 받아 얼마나 따라잡는지가 핵심입니다. 내 예금 금리가 몇 %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셋째, 숫자 차이입니다. 월 생활비 300만 원 기준으로 물가가 3.1%일 때는 9만 3천 원, 2.9%일 때는 8만 7천 원이라 차이는 월 6천 원입니다. 물가가 내려서 생긴 여유가 이 정도이고, 상승률이 내려간 폭 0.2%포인트는 통신 기저효과 0.54%포인트보다 작습니다. 숫자가 내려간 것을 지갑이 가벼워진 것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약합니다.

넷째, 기름값입니다.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이 표에서 가장 크게 체감합니다. 휘발유 11.8%, 경유 20.0%는 전국 평균 기준이라 주유소마다 다르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한국은행은 10월 물가도 3%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보도됐으니, 월 교통비 계획에 기름값 상승분을 미리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음 발표에서 볼 칸 세 가지

전망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방향이 바뀌는지는 세 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통신 기저효과가 없는 상태에서도 총 상승률이 2%대 후반을 유지하는지입니다. 통신 칸이 9월에 2.0%로 정상 수준을 되찾았기 때문에, 다음 숫자부터는 착시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석유류 상승률입니다. 14.2%(8월)에서 14.8%(9월)로 올랐고, 기여도 0.56%포인트가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따라 총 숫자가 크게 움직입니다. 셋째는 농축수산물이 물가를 눌러 주는 힘입니다. 기여도가 -0.03%포인트까지 약해졌으니, 이 값이 플러스로 바뀌면 다른 품목이 안 올라도 총 숫자는 올라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저효과란 무엇인가요?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는 통계에서, 비교 기준이 되는 작년 수치가 평소와 다르게 낮거나 높아 올해 증감률이 실제보다 크거나 작게 나오는 현상입니다. 이번에는 작년 8월 통신 지수가 한 달 새 13.3%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올해 8월 통신 상승률이 16.6%로 높게 계산됐습니다.

근원물가란 무엇이고 9월에는 얼마였나요?

근원물가는 날씨나 국제 유가처럼 일시적으로 크게 오르내리는 품목을 빼고 물가의 기조를 보려는 지표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9월에 전년동월대비 2.8% 올랐고, 한 달 전인 8월에는 3.4%였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내려갔으니 생활비 부담도 줄었나요?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상승률은 가격이 오르는 속도를 보여 줄 뿐 가격이 내려갔다는 뜻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번 하락은 통신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통신을 뺀 나머지 기여도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정리하면 9월 물가 2.9%는 좋아진 소식이라기보다 8월의 착시가 걷힌 숫자에 가깝습니다. 앞으로는 총 숫자 하나보다 어느 칸이 얼마나 끌어올리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내 월급과 통장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통신 한 칸이 지난달 물가에서 얼마나 컸는지는 식료품은 0.5% 내렸는데 물가는 3.1%, 통신비 16.6%가 왜 더 셌을까 글에서 다뤘습니다. 7월에는 총 물가와 근원물가가 어떻게 다르게 움직였는지는 물가 2.8%로 내려왔는데 근원물가는 왜 오히려 올랐을까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불안은 9월 소비자심리 반등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월급투자의 현인

월급투자의 현인

직장인월급투자 편집·운영 · 증권투자상담사 / 파생상품투자상담사 / 펀드투자상담사

현직 직장인이자 5년 이상 직접 자산을 운용해온 개인 투자자. 증권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펀드투자상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부처 보도자료와 한국은행·통계청 원자료 등 1차 출처만을 근거로 글을 쓰며, 기사에 나온 숫자가 내 통장에서 어떤 의미인지까지 계산해서 보여드립니다. 투자자문업자가 아니며 개별 종목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발행 2026년 10월 5일 · 최종 수정 2026년 10월 4일

이 글은 공개된 1차 출처를 근거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투자자문이 아닙니다. 제도와 수치는 기준일 이후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신청·거래 전에는 소관 기관에서 최신 내용을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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