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금융위원회는 10월 2일 새도약기금이 장기연체채권 1조 5,968억 원, 18만 3천 명분을 소각했다고 밝혔습니다.
- 지금까지 사들인 채권 중 사람 기준 소각 비율은 47.2%인데, 금액 기준은 32.8%입니다.
- 소각된 빚은 소액·고령·장기 연체에 몰려 있습니다. 직장인에게는 부모님 빚 확인이 먼저입니다.
장기연체 빚이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정말 큰돈이 없어진 걸까 궁금해지셨을 겁니다. 새도약기금이 4번째 소각을 했다는 기사를 보면, 대부분은 ‘빚 정리가 거의 절반 끝났다’고 받아들입니다. 발표문에도 매입한 95.7만 명 가운데 45.2만 명, 47.2%가 소각 대상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표의 옆 칸은 다릅니다. 금액은 11.7조 원 가운데 3.9조 원, 32.8%입니다. 사람은 절반 가까이인데 돈은 3분의 1입니다. 두 숫자가 동시에 참인 이유가 이 글의 질문입니다.
답은 소각된 빚이 작은 빚이기 때문입니다. 4차 소각 대상자의 1인당 평균 소각액은 871만 원이었습니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내 지갑과 무슨 관계인지 차례로 풀겠습니다.
10월 2일 4차 소각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금융위원회는 10월 2일 보도자료에서 새도약기금이 사회 취약계층 장기연체채권의 4차 소각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빚을 사들여 정리하는 기금입니다. 소각은 빚을 받을 권리를 없애 채무자가 갚지 않아도 되게 하는 일입니다.
1~6차 매입으로 사들인 장기연체채권은 11.7조 원, 95.7만 명 분입니다. 이번에 그중 1조 5,968억 원, 18.3만 명 분을 소각했습니다. 소각 대상은 세 가지 사유로 나뉩니다.
| 소각 사유 (4차) | 채권액 | 채무자 수 |
|---|---|---|
| 합계 (사유 간 중복 제거) | 15,968억 원 | 18.3만 명 |
| ① 심사생략 대상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연금수급자·보훈대상자) | 6,638억 원 | 6.2만 명 |
| ② 권리행사불가 등 (인수 전 시효 완성, 채무자 사망, 이자·비용만 남은 채권) | 8,306억 원 | 11.0만 명 |
| ③ 소멸시효 완성·파산·면책 확정 채권 | 2,149억 원 | 2.0만 명 |
세 칸을 그대로 더하면 1조 7,093억 원, 19.2만 명이 됩니다. 이 합계는 제가 더한 값이고, 발표문은 같은 채권이 여러 사유에 걸린 경우를 한 번만 세어 합계를 15,968억 원으로 적었습니다.
눈에 띄는 칸은 ②입니다. 채권액으로는 8,306억 원, 합계의 약 52%입니다(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이 칸은 시효가 끝났거나 채무자가 사망했거나 이자와 비용만 남은 빚입니다. 받기 어려웠던 빚이 가장 큰 덩어리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칸 안의 사연별 비중은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47.2%인데 금액은 32.8%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삿짐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가벼운 상자부터 치우면 상자 수는 빨리 줄지만, 짐의 무게는 덜 줄어듭니다. 새도약기금의 소각이 그렇습니다. 소각 대상이 작은 빚에 몰려 있습니다.
연결고리는 네 칸입니다. 첫째, 소각 대상은 상환능력을 따로 심사하지 않아도 정할 수 있는 빚입니다. 둘째, 그런 빚은 대체로 금액이 작습니다. 셋째, 그래서 사람 수는 많이 줄고 금액은 덜 줄어듭니다. 넷째, 남은 큰 빚은 심사가 필요합니다. 발표문은 개정 신용정보법이 8월 13일 시행돼 본격적인 상환능력 심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4차 소각 대상자 가운데 빚이 1천만 원 미만인 사람이 12만 6,793명이었고, 비중은 69.2%입니다. 2천만 원 이하는 87.1%입니다. 반면 매입한 채권의 1인당 평균은 11조 7,378억 원을 95.7만 명으로 나눈 약 1,226만 원입니다(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소각 대상 평균 871만 원보다 큽니다.
헤드라인 숫자를 쪼개 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헤드라인은 45.2만 명입니다. 그런데 발표문 주석에는 차수 사이의 중복을 빼면 38.1만 명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95.7만 명 대비로는 약 39.8%입니다(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같은 사람이 여러 차수에 걸쳐 소각된 경우가 있다는 뜻입니다.
차수별로 나누면 소각의 성격도 달랐습니다. 아래 1인당 금액은 발표된 채권액을 인원으로 나눈 제 계산이며, 차수 간 중복이 있어 대략치입니다.
| 차수 | 채권액 (비율) | 채무자 수 (비율) | 1인당 (계산) |
|---|---|---|---|
| 1차 | 11,305억 원 (9.6%) | 6.7만 명 (7.0%) | 약 1,687만 원 |
| 2차 | 6,286억 원 (5.4%) | 13.3만 명 (13.9%) | 약 473만 원 |
| 3차 | 4,992억 원 (4.2%) | 6.9만 명 (7.2%) | 약 724만 원 |
| 4차 | 15,968억 원 (13.6%) | 18.3만 명 (19.1%) | 871만 원 (발표) |
1차는 큰 빚 위주였고 2차는 소액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소각의 구성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사람 비율과 금액 비율의 간격이 달라집니다. 아직 소각되지 않은 채권은 11조 7,378억 원에서 3조 8,551억 원을 뺀 7조 8,827억 원입니다(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소각된 빚은 누구의 빚이었을까
4차 소각 대상자를 나이로 나누면 50대 이상이 약 90.7%입니다. 60대가 6만 9,963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5만 405명, 70대 이상 4만 5,710명 순입니다. 40대는 1만 5,148명이고 20대와 30대를 합치면 1,958명입니다(합산은 제가 계산했습니다).
연체 기간은 10년 이상이 약 88.6%입니다. 20~25년 구간에만 9만 244명이 몰려 있습니다. 이 빚은 지금 월급을 받는 30~40대의 이야기라기보다, 오래전에 멈춘 빚의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매입 대상이 7년 이상 연체채권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 소각 대상이면 달라지는 것, 아니면 확인할 것
먼저 분명히 해 둡니다. 이번 발표 자료에는 직장인의 월급이나 대출이자가 직접 바뀐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재원이나 세금 부담에 관한 내용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소각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가족이 확인할 것을 중심으로 씁니다.
소각 대상자에게는 10월 중순부터 문자(SMS)로 안내가 갑니다. 새도약기금 홈페이지, 고객센터 1660-0705, 전국 12개 상담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무를 면제받으면 통장 압류 같은 법적 조치가 풀리고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체국 알뜰폰의 새도약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2년간 통신비 기본료도 지원받습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부모님 세대의 빚이 가장 현실적인 경우입니다.
| 내 상황 | 이번 발표로 확인된 것 | 해 볼 일 |
|---|---|---|
| 부모님이 60대이고 오래전 연체가 남아 있다 | 소각 대상 90.7%가 50대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심사 없이 소각 대상 | 문자 안내 확인, 1660-0705 문의 |
| 본인 연체가 7년이 안 됐다 |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은 7년 이상 연체채권 | 이 경우의 지원책은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
| 7년 이상 연체, 빚 5천만 원 이하인데 새도약기금이 사지 않았다 |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개인회생·파산·면책 신청 비용 지원 | 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파산센터 132 |
| 7년 이상 연체, 갚을 능력이 없다 | 상환능력 심사 후 4분기 중 추가 소각 계획 (확정이 아닌 계획) | 심사 결과와 안내 문자를 기다리기 |
소각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아 보겠습니다. 아래는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가정입니다. 4차 평균 소각액 871만 원을 이자 없이 갚는다고 가정합니다. 월 30만 원씩이면 약 29개월, 2년 5개월입니다. 월 50만 원씩이면 약 17.4개월입니다. 소각은 이만큼의 상환 부담을 없앤 셈입니다.
20·30대 소각 대상자는 1,958명에 그쳤고 40대도 1만 5,148명입니다. 직장인 세대 대부분에게 이 제도는 내 빚이 아니라 가족의 빚으로 닿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오래된 연체나 압류가 있는지 한 번 여쭤보는 일이 가장 실용적인 대응입니다.
다음에 볼 칸은 어디일까
예측은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다음 발표에서 볼 칸을 짚습니다. 첫째, 4분기 추가 소각에 상환능력 심사 대상이 들어오면 1인당 소각액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봅니다. 큰 빚이 늘면 금액 비율이 사람 비율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차수 간 중복을 뺀 소각 인원(지금은 38.1만 명)이 어떻게 바뀌는지 봅니다. 셋째, 소각 사유 중 권리행사불가 등의 비중이 계속 가장 큰지 봅니다. 넷째, 10월 중순 문자 안내가 실제로 나가는 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 빚이 소각 대상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대상자에게는 10월 중순부터 문자가 안내됩니다. 새도약기금 홈페이지, 고객센터 1660-0705, 전국 12개 상담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소각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나요?
발표문은 소각을 채무 면제로 설명합니다. 통장 압류 등 법적 조치가 해제되고 비용 지원이 이어집니다. 세금이나 신용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Q. 새도약기금이 사지 않은 오래된 빚은 어떻게 하나요?
7년 이상 연체됐고 빚이 5천만 원 이하라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연계로 개인회생·파산·면책 신청 비용 지원이 있습니다. 개인회생·파산센터 132로 상담할 수 있습니다.
사람 수로 세면 절반에 가깝고 금액으로 세면 3분의 1입니다. 소각은 작고 오래된 빚부터 치웠고, 큰 빚은 심사를 기다립니다. 가계 빚 전체의 흐름은 가계빚 2,019조 돌파 글에서, 대출이 있을 때 예금 보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예금보호한도란 글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