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인데, 같은 주 국고채 5년물은 4.047%였습니다.
-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이 간격이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 내 고정금리 대출은 기준금리가 아니라 이 ‘긴 쪽’ 금리를 따라갑니다.
“기준금리가 2.75%니까 내 대출도 그 근처겠지.” 많은 분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뉴스가 금리를 다룰 때 거의 항상 기준금리 하나만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자료의 다른 칸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의 100대 통계지표를 열면, 2026년 8월 14일 기준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4.047%입니다. 기준금리보다 한참 위입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기준금리도 2.75%가 맞고, 시장금리도 4%대가 맞습니다. 두 숫자가 동시에 참인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장단기 금리차란 무엇인가요?
장단기 금리차는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에서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를 뺀 값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오래 빌려줄수록 얼마나 더 받는가’를 나타내는 간격입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라고 합니다. 다음 주에 갚겠다면 그냥 빌려주실 겁니다. 5년 뒤에 갚겠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5년 사이 친구 사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동안 내 돈은 묶입니다. 그래서 웃돈을 요구하게 됩니다. 채권 시장도 똑같습니다.
금리는 하나가 아니라 사다리입니다
실제로 만기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금리가 계단처럼 올라갑니다. 아래는 한국은행 100대 통계지표에 실린 값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 구분 | 금리 | 기준일 |
|---|---|---|
| 한국은행 기준금리 | 2.75% | 2026.08.12 |
| 콜금리(익일물) | 2.769% | 2026.08.13 |
| CD수익률(91일) | 2.94% | 2026.08.14 |
| 통안증권수익률(364일) | 3.262% | 2026.08.14 |
| 국고채수익률(3년) | 3.796% | 2026.08.14 |
| 국고채수익률(5년) | 4.047% | 2026.08.14 |
| 회사채수익률(3년, AA-) | 4.492% | 2026.08.14 |
하루짜리 콜금리는 기준금리와 거의 붙어 있습니다. 2.769%와 2.75%의 차이는 0.019%p뿐입니다. 한국은행이 직접 손대는 구간이 여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기가 3년으로 늘어나면 3.796%가 됩니다. 기준금리와의 간격이 1.046%p로 벌어집니다. 5년으로 가면 4.047%, 간격은 1.297%p입니다. 이 두 간격은 표의 값을 뺀 계산 결과이며, 발표된 수치 자체는 아닙니다.
비교 하나를 덧붙이면 감이 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가장 높았던 때는 2023년 1월의 3.50%였습니다. 지금 국고채 5년물 4.047%는 그 최고점보다도 높습니다.
기준금리 하나만 보면 무엇을 놓치나요?
기준금리는 사다리의 맨 아래 칸 하나입니다. 한국은행은 2026년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습니다. 뉴스는 이 0.25%p를 크게 다뤘습니다.
같은 기간 사다리의 윗칸은 더 크게 움직였습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은행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든 평균 비용)를 보면 순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 대상월 |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
|---|---|
| 2026년 1월 | 2.77% |
| 2026년 3월 | 2.81% |
| 2026년 5월 | 2.90% |
| 2026년 6월 | 3.05% |
6월 대상 코픽스가 3.05%입니다. 5월의 2.90%보다 0.15%p 높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7월 16일이었으니, 은행 조달비용이 먼저 오르고 기준금리가 뒤따라간 순서입니다.
여기서 인과를 한 칸씩 이어 보겠습니다. 시장에서 긴 만기 금리가 먼저 오릅니다. 은행이 채권을 팔아 돈을 구하는 비용이 따라 오릅니다. 그 비용 평균이 코픽스로 공시됩니다. 코픽스에 연동된 내 변동금리 대출이 갱신일에 오릅니다. 기준금리 뉴스만 보고 있으면 이 네 칸이 전부 안 보입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바뀌나요?
주택담보대출 3억 원을 받은 직장인을 놓고 보겠습니다. 코픽스에 연동된 변동금리라면, 코픽스가 0.15%p 오를 때 대출금리도 그만큼 오릅니다. 가산금리가 그대로라는 전제입니다.
3억 원에 0.15%p면 연 45만 원입니다. 달마다 3만 7,500원이 더 나갑니다. 점심값 두어 번이 아니라,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고정금리는 다른 칸을 봅니다. 은행이 5년 고정 대출을 내주려면 5년짜리 돈을 구해와야 합니다. 그래서 고정금리는 사다리의 위쪽, 5년 만기 시장금리를 바탕으로 매겨집니다. 지금 그 칸이 4.047%입니다.
아래 표는 발표된 대출금리가 아닙니다. 사다리의 칸 차이가 3억 원에 얼마로 보이는지 감을 잡기 위한 가정 계산입니다. 실제 대출금리는 여기에 은행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가 더해집니다.
| 구간 차이 | 3억 원 기준 연이자 차이 | 월 환산 |
|---|---|---|
| 0.15%p (코픽스 6월 상승분) | 45만 원 | 3만 7,500원 |
| 1.046%p (국고채 3년 빼기 기준금리) | 313만 8,000원 | 26만 1,500원 |
| 1.297%p (국고채 5년 빼기 기준금리) | 389만 1,000원 | 32만 4,250원 |
두 번째 줄과 세 번째 줄이 말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기준금리가 2.75%니까 내 대출도 2%대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3억 원 기준으로 연 300만 원대의 거리가 있습니다.
예금 쪽도 같은 사다리 위에 있습니다. 2026년 6월 기준 예금은행 수신금리는 3.08%, 대출금리는 4.31%였습니다. 3,000만 원을 1년 맡기면 세전 92만 4,000원입니다. 같은 시점 두 금리의 간격은 1.23%p이며, 이 값은 뺄셈으로 구한 것입니다.
연봉 4,000만 원 직장인에게 월 3만 7,500원은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대출 하나에 붙는 값입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이 같이 있으면 각각에 붙습니다.
무엇을 보면 방향을 알 수 있나요?
앞날을 맞히려 하기보다 볼 칸을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의 간격. 지금은 0.251%p입니다. 이 간격이 좁아지면 시장이 먼 미래의 금리를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코픽스 공시. 다음 공시일은 2026년 8월 18일입니다. 여기서 3.05%보다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자의 다음 갱신액이 올라갑니다.
- 회사채와 국고채의 간격. 3년 만기끼리 비교하면 4.492%와 3.796%로 0.696%p 벌어져 있습니다. 이 간격은 기업의 자금 사정을 비추는 칸입니다.
이 세 칸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확인된 자료가 없습니다. 다만 어디를 봐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지금 확인해 둘 것
대출이 있다면 내 금리가 무엇에 연동돼 있는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출 약정서나 은행 앱의 대출 상세에 ‘기준금리 종류’가 적혀 있습니다. 코픽스인지, 금융채인지, CD인지에 따라 위 사다리의 어느 칸을 봐야 할지가 달라집니다.
변동금리라면 다음 금리 변경일이 언제인지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6개월 주기인지 12개월 주기인지에 따라, 이미 오른 코픽스가 내 통장에 닿는 시점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단기 금리차가 커지면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
좋고 나쁨으로 나누기 어렵습니다. 간격이 벌어져 있으면 긴 만기 돈값이 비싸다는 뜻이라 고정금리 대출자에게 불리합니다. 반대로 은행은 짧게 빌려 길게 빌려주는 구조라 수익이 늘어납니다. 내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Q.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제 대출금리도 바로 내려가나요?
바로는 아닙니다. 기준금리는 사다리의 맨 아래 칸이고, 내 대출은 위쪽 칸을 봅니다. 2026년 6월 코픽스가 기준금리 인상보다 먼저 올랐던 것처럼, 두 숫자는 시점도 폭도 다르게 움직입니다.
Q. 국고채 금리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100대 통계지표 화면에서 매일 갱신됩니다. 기준금리, 콜금리, 국고채 3년과 5년이 한 화면에 나란히 있어 사다리를 통째로 보기 좋습니다.
금리를 하나의 숫자로 기억하면 뉴스는 쉬워지지만 내 통장은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준금리 2.75%와 국고채 5년물 4.047% 사이의 1.297%p, 그 간격이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의 정체입니다. 다음에 금리 기사를 보실 때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사다리 전체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내 대출이 어느 칸에 연동돼 있는지는 코픽스가 무엇인지 정리한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고정과 변동 중 무엇을 고를지 고민 중이시라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비교한 글이 도움이 됩니다. 은행 금리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6월 예금·대출금리를 정리한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