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 2027년 최저임금이 시간급 10,700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올해보다 380원, 3.7% 오릅니다.
- 최저임금은 실업급여의 바닥을 정하는 기준입니다. 최저임금과 상관없이 일하던 사람의 실업급여도 함께 움직입니다.
- 조문에 숫자를 넣어 계산하면 2027년에는 실업급여 하한액이 상한액을 넘어섭니다.
최저임금은 아르바이트생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 시급 10,700원을 챙겨 볼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곳에서 한 번 더 쓰입니다. 실업급여를 계산할 때입니다. 고용보험법이 실업급여의 바닥을 최저임금에 묶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실업급여의 바닥도 따라 올라갑니다. 그리고 2027년에는 그 바닥이 천장을 넘어섭니다.
시간급 10,700원, 월로는 223만 6,300원
고용노동부는 8월 5일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급 10,700원으로 결정하고 고시했습니다. 올해 적용 중인 10,320원보다 380원 오른 금액입니다.
인상률은 3.7%입니다. 월 환산액은 2,236,300원입니다. 주 40시간을 일할 때 정부가 쓰는 월 209시간 기준입니다.
절차는 이미 끝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7월 16일 최저임금안을 고시하고 7월 27일까지 이의제기를 받았습니다. 민주노총과 소상공인연합회가 이의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업종에 따른 구분은 없습니다. 전 사업장에 같은 금액이 적용되고, 도급제 근로자에게도 별도 최저임금을 두지 않습니다. 최저임금법 제10조에 따라 효력은 2027년 1월 1일부터 생깁니다.
최저임금이 왜 남의 실업급여까지 정할까
실업급여(구직급여)는 원래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입니다. 많이 벌던 사람이 많이 받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법은 여기에 울타리를 둘 칩니다. 하나는 바닥이고 하나는 천장입니다.
바닥은 최저임금에서 나옵니다. 고용보험법 제45조 제4항은 최저기초일액을 이직 전 1일 소정근로시간에 이직일 당시 시간급 최저임금을 곱한 금액으로 정합니다. 제46조는 그 금액의 80%를 최저구직급여일액으로 삼고, 계산 결과가 이보다 낮으면 이 금액을 주라고 못 박습니다.
천장은 다른 곳에서 나옵니다. 제45조 제5항이 상한을 대통령령에 맡겼고,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8조가 급여기초 임금일액의 상한을 11만 3,500원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두 울타리는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입니다. 바닥은 최저임금을 따라 해마다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천장은 시행령을 고쳐야만 올라갑니다.
매년 태엽을 감는 시계와 몇 해에 한 번만 감는 시계를 나란히 걸어 둔 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두 바늘은 결국 만납니다.
3.7%라는 표면 숫자, 하루 2,432원이라는 속 숫자
아래 표에서 실업급여 금액은 발표된 수치가 아닙니다. 위 조문에 최저임금을 넣어 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이직 전 1일 소정근로시간은 8시간으로 놓았습니다.
| 구분 | 2026년 | 2027년 |
|---|---|---|
| 시간급 최저임금 | 10,320원 | 10,700원 |
| 최저기초일액 | 82,560원 | 85,600원 |
| 실업급여 하한액(1일) | 66,048원 | 68,480원 |
| 실업급여 상한액(1일) | 68,100원 | 68,100원 |
| 천장에서 바닥을 뺀 값 | 2,052원 | -380원 |
상한액 68,100원은 시행령의 임금일액 상한 11만 3,500원에 60%를 곱한 값입니다. 이 숫자는 두 해가 같습니다. 시행령이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시급이 380원 오르면 실업급여 하한액은 하루 2,432원 오릅니다. 380원에 8시간과 80%를 차례로 곱한 결과입니다. 시급 한 칸의 변화가 실업급여에서는 6배 넘는 크기로 나타납니다.
그 결과 2027년에는 바닥이 천장을 380원 앞지릅니다. 공교롭게도 최저임금 인상액과 같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내 지갑엔 얼마가 바뀔까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일하는 경우와, 그보다 훨씬 많이 버는 경우로 갈립니다.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이라면 월 환산액이 2,156,880원에서 2,236,300원으로 바뀝니다. 매달 79,420원, 1년이면 953,040원입니다. 앞의 2,156,880원은 올해 최저임금에 209시간을 곱해 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다만 물가를 덜어 내야 손에 남는 몫이 보입니다.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8% 올랐습니다. 인상률 3.7%에서 이만큼을 빼면 남는 폭은 1%가 되지 않습니다.
연봉 4,000만 원이나 5,000만 원을 받는다면 월급 자체는 최저임금과 상관이 없습니다. 달라지는 곳은 회사를 나왔을 때입니다.
평균임금이 하루 11만 3,500원을 넘으면 그 위는 잘립니다. 월로 치면 340만 5,000원, 1년으로는 4,086만 원 언저리입니다. 30일과 12개월로 환산해 제가 계산한 값입니다.
그래서 연봉 5,000만 원을 받던 사람이 올해 회사를 나오면 실업급여는 하루 68,100원입니다. 같은 사람이 내년에 나오면 68,480원입니다.
같은 해에 월 220만 원을 받던 사람도 68,480원을 받습니다. 2027년에 회사를 나오면 월급이 220만 원이었든 500만 원이었든 실업급여 일액은 같아집니다.
다만 일액이 같다는 뜻이지 총액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받는 날수는 나이와 고용보험 가입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30일치로 보면 2,054,400원입니다.
이미 실업급여를 받는 중이라면 금액은 그대로입니다. 조문이 이직일 당시 적용되던 최저임금을 쓰라고 정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내년이 됐다고 받던 금액이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이 역전을 되돌릴 수 있는 조건 하나
정해진 미래는 아닙니다. 조건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8조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물가상승률과 경기변동, 임금상승률을 고려해 상한액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시행령을 고치면 천장은 올라갑니다.
지금 시행되는 시행령은 2026년 7월 1일 시행분이고, 상한액은 11만 3,500원입니다. 이 숫자가 연말까지 그대로면 역전은 그대로 일어납니다.
볼 곳은 하나입니다. 올해 말 고용보험법 시행령이 개정되는지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8조를 열어 금액이 바뀌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지금 확인해 둘 두 가지
이직을 저울질하는 중이라면 해가 바뀌는 시점이 변수를 하나 더합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이직이면 하한액이 하루 2,432원 높습니다. 120일을 받는다면 291,840원 차이입니다.
물론 이 금액 때문에 퇴사 날짜를 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른 조건이 훨씬 큽니다. 알아 두면 되는 정도입니다.
최저임금 언저리의 급여를 받고 있다면 내년 1월 급여명세서가 먼저입니다. 시간급이 10,700원에 못 미치면 최저임금법 위반입니다. 명세서의 통상시급을 직접 나눠 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2027년 최저임금은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2027년 1월 1일부터입니다. 최저임금법 제10조 제2항은 고시된 최저임금이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효력을 갖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고시는 2026년 8월 5일에 이뤄졌습니다.
최저임금보다 훨씬 많이 버는데 왜 제 실업급여가 바뀌나요?
실업급여에 최저 보장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보험법 제46조 제2항은 계산된 구직급여일액이 최저구직급여일액보다 낮으면 최저구직급여일액을 주라고 정합니다. 그 최저선이 최저임금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상한에 걸린 고소득자도 이 금액까지는 올라갑니다.
지금 실업급여를 받는 중인데 내년에 금액이 오르나요?
오르지 않습니다. 고용보험법 제45조 제4항은 이직일 당시 적용되던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기준 시점이 이직일이라 수급 도중에 해가 바뀌어도 금액은 그대로입니다.
최저임금 뉴스는 해마다 인상률 한 줄로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 숫자는 최저임금 근로자의 급여명세서에만 남지 않습니다. 실업급여의 최저선을 통해 훨씬 넓은 곳까지 닿습니다.
올해는 그 최저선이 최고선을 넘어서는 지점까지 왔습니다. 제도가 처음 설계될 때 염두에 두지 않았을 모습입니다. 연말 시행령이 이 그림을 그대로 둘지 지켜볼 일입니다.
인상률에서 물가를 덜어 내는 계산이 왜 중요한지는 실질임금이 무엇인지 정리한 글에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2027년에 바뀌는 또 하나의 기준선인 중위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6.7% 인상 정리에서 다뤘습니다. 고용 지표를 볼 때 실업률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사람들이 궁금하다면 실망실업자 이야기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 — 세전 연봉에서 4대보험·소득세를 뺀 월 실수령액 계산
👉 퇴직금 계산기 — 평균임금 기준 예상 퇴직금 계산